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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오염물질, 우리 아이들 미래를 위협한다 : 강찬수의 에코파일

혈액 점, DBS)을 채취·분석해 태아기 PFAS 노출 수준을 추적했다. 그 결과, PFAS에 많이 노출된 아이일수록 어린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특히 대표 물질인 PFOA와 PFOS의 농도가 높은 상위 25% 그룹에서는 각각 발병 위험이 1.56배와 1.64배에 이르렀다.더 큰 문제는 ‘대체 화학물질’이다. 기존 물질을 대신해 도입된 신종 PFAS(C4HF7O3, C10HF19O5)에 노출된 경우, 백혈병 위험이 최대 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 화학 산업의 ‘대체물질 전략’ 자체가 새로운 위험을 낳고 있음을 시사한다.◇집 앞 공기까지 위험… 주유소와 발암물질아이들의 생활 환경 역시 안전하지 않다. 지난 1월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의 프랑수아 브리자르 교수와 스테판 뷔토 교수팀은 ‘환경 오염 (Environmental Pollution)’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주유소 인근 거주와 소아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그 결과, 주유소 100m 이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백혈병 위험이 1.35배, 전체 암 발생 1.14배로 나타났다.원인은 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다. 이들 물질은 공기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며, 태아와 영유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미세먼지, 아이들의 눈과 뇌까지 공격한다화학물질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호흡하는 공기 속 미세먼지도 심각한 문제다.중국 톈진 의과대학과 영국 버밍엄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9월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넥서스(PNAS Nexus)‘에 발표한 연구에서, 대기 중 이산화질소(NO₂)와 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을수록 어린이 시력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미세먼지는 단순히 호흡기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안구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근시를 악화시키고 야외 활동을 감소시켜 시력 발달을 저해하며 체내 염증 반응을 통해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또 다른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 실내외 공기오염에 노출된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대기오염과 시력 약화 관련 연구 진행 과정. (자료=PNAS Nexus, 2025)◇왜 어린이는 더 위험한가이러한 환경오염이 특히 심각한 이유는 어린이의 생물학적 특성 때문이다.첫째, 발달 중인 신체 구조 때문이다. 뇌, 면역체계, 혈액 생성 기능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성물질에 노출되면 손상이 구조적으로 고착될 수 있다.둘째, 높은 노출량 탓이다. 체중 대비 호흡량과 섭취량이 많아 같은 환경에서도 더 많은 오염물질을 흡수한다. 체중 1㎏당으로 따지면 섭취하는 오염물질의 양이 성인보다 많다.셋째, 생활 행동 특성과 관련이 있다. 바닥에서 활동하고 손을 입에 넣는 습관 등은 먼지와 화학물질 노출을 증가시킨다.넷째, 태아기 취약성 때문이다. 이미 자궁 내에서 시작된 노출은 평생 건강의 출발점을 바꿔놓는다.◇개인과 사회가 함께 해야 할 대응전문가들은 대응 역시 개인과 정책 차원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일상에서는 △포장식품과 코팅 제품 사용 최소화를 통한 PFAS 노출 줄이기 △수돗물 정수 시스템 개선 등으로 안전한 식수 확보 △환기와 헤파(HEPA) 필터 공기청정기 사용을 통한 실내 공기 개선 관리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 미세먼지 노출 회피 등의 실천이 필요하다.정책적으로는 △신종 화학물질 사전 검증 강화 △학교·주거지 주변 오염원 규제 △미세먼지 저감 정책 강화 △실내외 공기질 기준 강화 및 감시 등이 이뤄져야 한다.특히 미세먼지 문제는 에너지 구조, 교통 정책, 산업 구조와 직결된 만큼 국가적 대응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어린이날, 무엇을 선물할 것인가.어린이들은 장난감과 과자, 그리고 하루의 즐거움으로 충분할까.과학은 이미 답을 내놓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깨끗한 공기와 물, 그리고 독성 없는 환경이다. 태아기부터 시작된 화학물질 노출, 집 앞 공기의 위험, 그리고 매일 들이마시는 미세먼지까지. 이 보이지 않는 위협을 줄이지 않는다면,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어린이날은 더 이상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사회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묻는 날이 돼야 하는 이유다.
2026. 5. 6.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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