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대체요법은 외부에서 정상 효소를 주입해 체내 이상이 있는 효소를 대체하는 기술입니다. 이때, 환자에게 투여하는 정상 효소는 어디에서 유래하는 걸까요?

정상 효소를 만들려면 정상 유전자와 세포주_{Cell line}가 필요합니다. 

정상 유전자는 정상 효소를 만드는 방법이 담긴 설계도이며, 세포주는 분열과 증식을 계속할 수 있는 세포의 집합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세포주는 정상 효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와 재료가 갖춰진 공장과 같습니다. 따라서 세포주에 정상 유전자를 넣으면 그 설계도에 따라 정상 효소가 대량으로 생산됩니다.

박테리아, 효모, 식물 세포, 동물 세포 등은 세포주, 즉 공장이 될 수 있으며, 공장마다 효율, 생산 절차, 장비, 재료 등이 조금씩 다릅니다. 또한 공장에 따라 효소의 모양도 달라집니다. 효소대체요법은 체내 이상이 있는 효소를 정상 효소로 대체하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우리 몸속의 효소와 가장 비슷한 모양의 효소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선택해야 합니다. 

세포주 선택 시 무엇을 고려하나요?

정상 효소를 생산하는 세포주를 선택할 때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생산 효율이 높고 안정적으로 정상 효소를 생산하는지와 둘째, 실제 효소와 비슷한 모양의 정상 효소를 생산하는지입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만족하는 세포주로는 포유동물 유래 세포주인 CHO^*와 사람 유래 세포주인 HEK293^*, HT1080^* 등이 있습니다. 리소좀 축적질환의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에는 CHO 세포주와 HT1080 세포주가 활용됩니다.

CHO _{Chinese Hamster Ovary}

중국 햄스터의 난소상피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입니다.

HEK293

사람의 배아 신장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입니다.

HT1080

관절이나 힘줄과 같은 사람의 섬유 조직에서 유래한 세포주입니다. 

특히 CHO 세포주는 안전성을 검증받아 오랫동안 다방면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시판되는 효소대체요법 치료제 중 CHO 세포주를 활용한 것은 폼페병 치료제인 마이오자임_Myozyme, 고셔병 치료제인 세레자임_Cerezyme과 애브서틴_Abcertin, 파브리병 치료제인 파브라자임_Fabrazyme, 헐러 & 샤이에 증후군 치료제인 알두라자임_Aldurazyme,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_Hunterase입니다.

하지만 CHO 세포주로 정상 효소를 만들었을 때, 사람에게서 유래한 세포주와는 다른 모양을 가진 ‘당사슬’ 부분이 발견되었습니다. 

당사슬이란? 

완제품인 정상 효소는 당단백질이며, 당단백질은 단백질과 당사슬_Glycan로 구성됩니다. 당사슬이란 여러 당이 결합해 연결된 사슬로, 정상 효소를 생산하는 공장인 세포주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당사슬이 실제 효소와 다르면 문제가 있나요?

효소의 기능과 관련된 단백질은 동일하지만, 당사슬 부분이 다르면 효소가 몸속에서 지나치게 빨리 분해되어 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몸에서 효소를 이물질로 인식해 이에 대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사슬 부분이 다른 포유동물 유래 세포주를 활용한 치료제는 투여 시 전처치가 필요하며, 더욱 천천히 투여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사람 유래 세포주를 활용한 치료제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시판되는 효소대체요법 치료제 중 사람 유래 세포주인 HT1080를 활용한 것은 고셔병 치료제인 비프리브_Vpriv, 파브리병 치료제인 레프라갈_Replagal, 헌터 증후군 치료제인 엘라프라제_Elaprase입니다. 한편, 식물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를 활용한 치료제로는 고셔병 치료제인  엘레리소_Elelyso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