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소좀 축적질환 환자가 효소대체요법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에 방문해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투여 시간은 치료제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짧게는 40분부터 길게는 4시간까지 소요됩니다.
효소대체요법 치료는 왜 오래 걸리는 걸까요?
효소대체요법은 체내 이상이 있는 효소를 정상 효소로 대체하는 기술입니다.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에 함유된 정상 효소는 정상 유전자를 넣어 배양한 세포의 집합인 세포주Cell line를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이때 세포는 박테리아, 효모, 식물 세포, 동물 세포, 사람의 세포 등을 활용하며, 어떤 세포로 정상 효소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실제 효소와는 다른 모양을 갖게 됩니다.
한편, 실제 효소와 차이가 클수록 가려움증, 발열, 떨림, 호흡 곤란, 빈맥과 같은 주입 반응Infusion reactions이 나타날 확률은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를 낮추기 위해 주입 속도를 제한하거나 전처치를 하고, 이에 따라 치료제의 총 투여 시간 또한 달라지게 됩니다.
파브리병의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인 파브라자임Fabrazyme, 파바갈Fabagal, 레프라갈Replagal을 예로 투여 시간이 정해지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주입 속도
초기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는 주로 동물 유래 세포주를 활용했기 때문에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주입 반응이 나타났으나, 이는 주입 속도의 조절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주입 반응률이 높은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일수록 천천히 투여해야 합니다.
동물 유래 세포주를 활용한 파브라자임과 파바갈은 전체 환자의 약 50~55%에게서 주입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두 치료제의 초기 주입 속도는 시간당 15mg으로 제한되며, 내약성이 생기면 매 치료에 걸쳐 시간당 3~5mg을 추가로 주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70kg 환자라면 초기 투여에 최소 4시간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한편, 사람 유래 세포주를 활용한 레프라갈은 임상시험에서 전체 환자의 약 13.7%가 주입 반응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40분 이상에 걸쳐 투여해야 하지만, 주입 속도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2. 전처치 여부
주입 반응을 예방하려면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를 투여하기 전에 전처치Premedication가 필요합니다. 전처치란 본 치료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본 치료 이전에 하는 처치를 의미합니다. 본 치료 전뿐만 아니라 치료 도중에라도 주입 반응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처치를 해야 합니다.
효소대체요법 전처치 약물로 해열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되며, 이전 치료 시 환자가 겪었던 주입 반응에 따라 약이 결정됩니다.
동물 유래 세포주를 활용한 치료제는 전처치로 해열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이전 치료 시 주입 반응이 나타났다면 항히스타민제도 함께 투여해야 합니다. 반면, 사람 유래 세포주를 활용한 치료제는 주입 반응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기 때문에 전처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즉, 일부 치료제는 심한 주입 반응을 겪는 환자가 아니라면 전처치 없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투여를 마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70kg 환자를 기준으로 하며, 주입 속도는 환자의 내약성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 Clinical features and diagnosis of Fabry dis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