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다시 습해지는 걸 보니 또 비가오려나 싶은데..
날씨 좋았을 때 찍은 구름 사진들이랑 친한 동생 생일날 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찍은 사진 들고왔어요.
오랜만에 들어온 김에 질문도 하나 하려 해요!
다들 의지할 수 있고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와 같은 환우분들 외에 보호자분들께도 여쭤보고 싶어요.
저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여러 명 있지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며칠 전 생일이었던 앞에 언급한 그 친구예요.
고등학생 때, 집이 근처라 친하게 지내던 한 학년 아래인 동생과 친한 친구였어서 그냥 아는 사이였고, 한 두번 같이 놀았는데 저도 그 친구도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어요.
그 친구 전공이 간호학인 것만 알았고, 저는 체육을 전공했다가 반수해서 수학을 전공하며 정말 바쁜 시간들을 보냈기에 새로운 인연들 받아들이기도 벅찼던 시기라 연락 자체를 할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차 병원에서 다발성 경화증인 것 같다는 말에 그냥 문득 생각만 났는데 상급병원에 입원해서 많은 검사들에 스테로이드 치료 받으면서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해서 무작정 전화를 걸었어요.
제 기억상으로는 그 친구가 바빠서 못받았다가 다시 전화줘서 받았는데 다발성 경화증 진단받고 그냥 생각나서 연락했다 그랬던 것 같네요.
주변 지인들과 가족들에게는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 진행정도는 어떤지, 애초에 이 병이 어떤 병인지, 어떤 양상을 띠는 병인지 뭐 그런.. 말들을 해야 하니 안그래도 피로감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병인데다가 그당시 피로도가 진짜 심했던 때라 내 병을 알고 있는 상대와 얘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지금은 그 친구가 제가 진료받고 있는 상급 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해서 그 친구 일정이나 제 컨디션 보고 가끔씩 보고 있어요.
근처에 그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진료 한 번 가거나 입원 한 번 하려면 일정들 소화하는 것에만 급급하여 간호사 선생님들에 대한 생각을 크게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 친구로 인해 칭찬 글도 써보고, 최근엔 제가 쓴 칭찬 글과 해당 간호사 선생님의 사진이 병원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걸 보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2월에는 사랑하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뇌척수액 검사 후 부작용인 두통이 너무 심했어서 정말 힘든 기억으로만 남았는데 당시 간호사 선생님께 썼던 칭찬글 보니 누군가에게 위로도 받았고 힘들기만 했던 달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어떻게 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계기도 그 친한 동생이 말해준 칭찬글로 인한 거라 정말 고마운 게 많은 친구예요.
꼭 댓글 달아주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글이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