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고용량 당질코르티코이드를 투여하거나 호전되지 않는 경우 혈장 교환술 또는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시도합니다. 이후에는 재발을 방지하고자 면역 억제제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최근 AQP4-IgG가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세 개가 미국 FDA로부터 연달아 승인을 받으면서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이 치료제는 알렉시온Alexion Pharmaceutical사의 솔리리스, 호라이즌Horizon Therapeutics사의 업리즈나, 그리고 로슈Roche사의 엔스프링입니다.

1. 솔리리스Soliris

솔리리스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입니다.

솔리리스의 성분인 에쿨리주맙Eculizumab항체의 기능을 보조하는 보체 단백질 C5의 작용을 억제해 면역 체계를 조절합니다. 이 성분은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중증 근무력증 등 여러 희귀질환의 치료에도 사용됩니다.

솔리리스는 정맥 주사로 투여하며, 첫 4주 동안은 주 1회 900mg을 투여합니다. 다섯 번째 치료부터는 2주마다 1,200mg을 투여합니다.

임상 3상 시험(시험명: PREVENT)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 143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솔리리스를 투여한 그룹이 위약을 투여한 그룹보다 재발 위험도가 94% 감소했습니다.

2. 업리즈나Uplizna

업리즈나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두 번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입니다.

업리즈나의 성분인 이네빌리주맙Inebilizumab은 재발 방지 치료에 사용되는 리툭시맙Rituximab과 유사하게 항체 생성에 관여하는 B세포를 억제하며, 특히 B세포 표면에 있는 CD19 단백질에 결합합니다.

리툭시맙과 마찬가지로 면역글로불린 수치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처치*로 스테로이드제, 해열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야 하고, 투여 기간에는 혈중 면역글로불린 수치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전처치 Premedication
본 치료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치료 전에 수행하는 처치를 의미하며, 치료제 주입 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합니다.

업리즈나의 1회 투여량은 300mg으로, 첫 번째 투여 2주 뒤에 두 번째 치료를 받습니다. 세 번째 치료는 첫 번째 투여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시행하며, 이후에는 6개월 간격으로 투여합니다.

임상 2/3상 시험(시험명: N-MOmentum)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업리즈나를 투여한 그룹이 위약을 투여한 그룹보다 재발 위험도가 73% 감소했습니다.

3. 엔스프링Enspryng

엔스프링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세 번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솔리리스나 업리즈나와는 다르게 작용합니다.

면역 반응의 일환으로 염증이 발생할 때, 특정 수용체에 인터류킨-6IL-6; Interleukin-6이라는 물질이 결합합니다. 이때, 엔스프링의 성분인 사트랄리주맙Satralizumab은 IL-6 대신 수용체에 결합합니다. 이는 IL-6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의 수를 줄여 결국 염증을 억제합니다.

엔스프링은 프리필드 시린지PFS; Pre-filled syringe 제형으로, 피하 주사로 투여합니다. 1회 투여 시, 주사기 하나에 담긴 120mg을 전부 투여하며, 처음 세 번째 투여까지는 2주 간격으로, 이후에는 4주 간격으로 투여합니다.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AkuraSky)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엔스프링을 투여한 그룹이 위약을 투여한 그룹보다 재발 위험도가 55% 감소했습니다.

또 다른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AkuraStar)은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엔스프링을 투여한 그룹이 위약을 투여한 그룹보다 재발 위험도가 62% 감소했습니다.


2021년 2월, 4월, 8월에 솔리리스, 엔스프링, 업리즈나가 차례로 국내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 치료제 모두 가격이 높고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인 처방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은 초기에 신속히 치료를 받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예후와 직결되는 만큼 이들 급여에 대한 검토가 하루빨리 이뤄져야겠습니다.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