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는 모든 부담을 짊어지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환자 곁에서 희귀질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보호자가 책임감을 갖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보호자는 ‘누군가 도와줬으면⋯’하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막상 다가오는 손길이 부담스럽게 느껴져 거절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보호자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타인의 도움을 받는 보호자는 전체의 1/3에 불과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보호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보호자가 겪는 부담감은 다른 누군가가 상상할 수 없으므로 스스로에게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끊임없이 되뇌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보호자 혼자서만 해결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환자를 더욱 잘 보살필 수 있기에 건강 관리도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보호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인해 환자가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보호자에게도 쉼이 필요합니다. 이에 관하여 환자와 솔직하게 대화해야 합니다. 보호자가 환자를 사랑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환자를 더욱 잘 돌보기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랜 시간 보호자 생활을 지속해 온 경우, 보호자는 자신을 ‘환자를 돌보는 사람’으로만 규정짓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 혼자 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자신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비로소 진정한 동반자로 환자와 함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보호자는 도움을 청할 때, 흔히 직계 가족만을 염두에 둡니다. 가족의 일이라 다른 사람이 부담스럽게 생각하진 않을까 망설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친척, 친구, 이웃 모두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 흔쾌히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Help is Not a Dirty 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