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이차성 부신부전증은 주로 복합 뇌하수체기능저하증에서 잘 동반되며, 부신피질자극 호르몬(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 단독결핍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1954년 Steinberg에 의하여 처음 기술되었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촉진호르몬(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 CRH)이나 바소프레신(Vasopressin)에 대해 뇌하수체에서 ACTH 분비 반응이 없고 이로 인해 코티솔의 합성이 감소되거나 결핍되어 있다. 레닌-안지오텐신 계에 의한 알도스테론 생성은 조절되기 때문에 염류코르티코이드의 분비는 장애를 받지 않는다. ACTH를 제외한 다른 뇌하수체 호르몬의 분비는 정상이면서 뇌하수체의 구조적 이상이 없는 이차성 부신 기능 부전증의 형태로 보고된다. 성인에서 ACTH 결핍증은 외상, 자가면역 기전, 림프구성 뇌하수체염 등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으며 비전형적 시한 증후군(Sheehan‘s syndrome) 및 뇌종양의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는 빈 안장 증후군과도 관련이 있다. 성별에 따른 발생빈도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

선천성 ACTH 결핍증은 매우 드물고 단독 결핍증 또는 다른 뇌하수체 호르몬의 결핍과 동반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부신피질호르몬 전구 단백질 (preopiomelanocortin, POMC)은 ACTH의 전구물질로 코르티코트로프 생성세포의 분화와 POMC 생성에 필수적인 TPIT (TBX19) 유전자 (chromosome 1q23-q24)의 돌연변이와 CRH 유전자 (chromosome 8q13)의 돌연변이가 부신피질자극 호르몬 단독결핍증의 원인인 것으로 보고된다. 유전양식은 상염색체 열성으로 알려져 있다. ACTH를 포함한 복합성 뇌하수체 호르몬 결핍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의 발달 장애로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의 전사인자인 HESX1, LHX4, SOX3, PROP1 등의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다.  ACTH결핍증의 2차적인 원인으로는 뇌하수체 종양, 림프구성 뇌하수체염, 두부 외상, 시한 증후군(Sheehan‘s syndrome), 두부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증상

ACTH 결핍증은 부신 호르몬의 분비 감소로 이어지며 그 결과 부신 기능 부전증이 발생하게 된다. ACTH 결핍증 환자는 대개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복통, 구토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기, 특히 영아기에는 저혈당 증상의 발현도 하나의 특징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개 일차성 부신 부전증보다 경하며 알도스테론 결핍은 없기 때문에 전해질 불균형의 발생이 드물다. 일차성 부신 부전증에서 나타나는 피부 색소 침착이 없는 것도 감별점이다. 남자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정상 모발 형태를 나타내나 여자 환자들의 경우에는 음모나 겨드랑이 털이 매우 적은 경우가 있다. ACTH 결핍이 있는 환자는 평상시에는 특별한 문제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악화되는 응급 상황인 급성 부신성 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감염이나 외상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부신성 위기는 심한 쇠약감, 급성 복통, 오심과 구토, 설사, 발열, 심한 저혈압, 저혈당 등으로 발현되며 즉각적으로 인지되지 못 하면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진단

- 혈액 화학 검사 : 경한 저혈당, 저나트륨혈증, 정상 또는 경한 고칼륨혈증, 빈혈, 림프구 증가증, 호산구 증가증 등 부신 기능 부전증에서 볼 수 있는 소견들이 나타난다. 드물게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되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코티솔의 갑상선 자극 호르몬에 대한 생리적 억제 작용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며 호르몬 보충시 정상화된다.

- 아침 혈청 코티솔 농도 : ACTH 결핍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첫 번째로 시행하는 검사이며 코티솔 농도가 3 ㎍/㎗ 미만인 경우 부신 기능 부전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으며, 10 ㎍/㎗ 미만인 경우 부신 기능 부전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62%, 77%이다. 소변의 코티솔 농도는 부신 기능 부전 환자의 20%에서 정상이므로 진단적 가치가 떨어진다.

- 인슐린 내성 시험 :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기능 검사의 표준이다. 인슐린 주사 후 0, 30, 45, 60, 90, 120분에 혈당과 코티솔 농도를 측정하여 반응 최고 수치가 18 ㎍/㎗ 미만이면 부신 기능 부전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 및 간질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관상 동맥 질환이 있는 경우는 인슐린 내성 시험을 해서는 안 된다.

- 메티라폰(metyrapone) 검사 :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기능을 평가하는데 사용되어 왔으나 기타 다른 검사들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로 제한하여 사용해야 한다. 메티라폰은 11β-수산화 효소를 억제하여 11-데옥시코티솔이 코티솔로 전환되는 과정을 차단한다. 따라서 ACTH의 분비를 자극하는 작용을 하여 결과적으로 혈청 11-데옥시코티솔의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인슐린 내성 시험과 메티라폰 시험은 모두 급성 부신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정상인에서는 혈청 11-데옥시코티솔 반응 최고 수치가 7 ㎍/㎗ 이상이다.

- 고용량 ACTH 자극 검사 : 250㎍ 의 합성 ACTH (Synacthen)를 사용하여 부신피질에서의 코티솔 합성 능력을 확인하는 데 이용된다. 일차성 부신 기능 부전증 및 만성적인 CRH/ACTH 결핍증 상황에서는 고용량 ACTH 자극 후 부신 호르몬 분비에 결함을 보이나, 시상하부-뇌하수체 부위의 수술 후 2주 이내에 검사하는 경우나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서는 ACTH 자극 후 정상적인 부신 호르몬의 분비반응을 보일 수 있다.

- 저용량 ACTH 자극 검사 : 1㎍의 합성 ACTH를 사용하며 고용량 ACTH 자극 검사에 비해 더 예민한 장점이 있다. 코티솔 반응 최고 수치가 18 ㎍/㎗ 미만이면 부신 기능 부전을 의심할 수 있다.

- 유전자 검사 : 신생아와 소아에서의 ACTH 단독 결핍증은 유전적 이상에 의한 결과일 수 있으므로 유전자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

ACTH 결핍증의 치료는 결핍된 부신피질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주가 된다.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한 경우는 스트레스성 상황을 제외하고 호르몬 보충 요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염류코르티코이드의 생성은 보존되어 있으므로 추가로 투여할 필요는 없다. 질병, 외상, 열병, 주요 수술 등의 스트레스성 상황에서는 호르몬을 2~3배 증량하여 투여하여야 한다.

급성 부신 위기 발생 시에는 급속도로 진행하여 사망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전해질 균형 및 저혈압을 회복하기 위해 수액요법과 당류코르티코이드투여가 가장 중요하다. 치료의 첫 1시간동안 5% 포도당이 함유된 0.9% 생리식염수 (20 mL/kg)를 정맥주사하고  정맥주사용 당류코르티코이드인 하이드로코르티손(solucortef) 50~100mg/m2을 정맥 볼루스 (IV bolus)로 투여 후 6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임상증상이 호전되고 경구 섭취가 가능해지면 당류코르티코이드를 경구로 복용하면서 1~3일에 걸쳐 용량을 조절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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