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가는 길이 참 머네요 11월말에 처음 돌발성 운동유발 이상운동증일거란 추정을 받았을 때 마음이 철렁했어요 극희귀질환이라는 설명보다도 산정특례로 혜택이 있다는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미 산정특례 사유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잘 극복했다 생각해서 안심하고 살았는데 또 그런 희귀 질환이 하나 추가된다니 결혼은 할 수 있을지, 아이는 안낳는게 맞을지, 커리어는 어떻게 해야할지 삽시간에 갖가지 고민이 스쳐지나가더랍니다 그렇게 마음이 힘들었을 때 레어노트 어플이 떠올랐고 여기 글을 적어 소중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어요 주변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요. 다들 힘들텐데 좋은 소식도 아니고 이런 일을 나누고 싶지 않아 괜히 숨기게 되더군요 그래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며 용기를 얻고 방황을 멈추고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생각은 글로 쓸 때 가장 잘 정리되고 나누기도 쉬워지니까요 그렇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들어갔고 이전 궤양성 대장염을 수용하며 받아들였던 마음가짐과 이번에 이상운동증을 추정 받으며 경험한 쇼크와 마음관리 방법을 담담히 적어냈어요 저는 그래도 다행인게 증상이 심각했던 시기는 이제 지나가고 장기간 동안 관해 상태를 유지하거나 짧은 기간의 증상으로 관리해가며 13년, 6년이라는 시간을 각 질환과 동행해왔거든요 별 탈없이 잘 지내온거죠 그 과정에서 입시도 치르고 수능도 보고 전문직 수험도 준비해보고 연애도 취업 준비도 해보며 잘 살아왔더랍니다 이런 삶의 경험과 과거 기억, 이후에도 별 일 없을거라는 희망을 담아 글을 연재해가려고 합니다 과거의 기억을 담담히 회고하는 글을 쓰고 그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조로이 풀어내는 과정은 어린 나이에 희귀질환, 난치병, 원인불명 등의 단어들도 다쳤을 제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설령 몸이 아프더라도 마음만큼은 아프지 않게 지켜내기 위해서 브런치 연재를 시작합니다
https://brunch.co.kr/@unpil2/2
저는 여러분도 희귀질환을 겪으며 경험한 일들을 풀어내고 표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 앞에 글로 적으려고 자기객관화를 하는 과정에서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수많은 다른 희귀질환 환우들을 보게되었거든요 없던게 아니라 사회 곳곳에 계셨는데 제가 관심이 없고 몰랐던거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사회 앞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내어놓을 때 조금씩 사회적인 인식이 생기고 나아지고 관심 갖는 사람들도 많아질거라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담아 여기에 연재 시작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마침 오늘은 돌발성 운동유발 이상운동증 확진을 위해 MRI, 뇌파검사, 유전자 검사 일정을 잡은 날이기도 했어요 10여년을 이름도 모르고 지내다가 이렇게라도 정체를 알게 되려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이런 과정도 여유가 나는대로 조금씩 적어가려합니다 여러분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도 조금씩 돌아보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보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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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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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빛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공감가네요올려주신글도꼭읽어보겠습니다공유해주셔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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