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환자가 성인이 아닌 경우, 의료진은 진단 결과를 보호자에게 공유합니다. 보호자가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환자인 아이에게도 말해야 할지, 말한다면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보호자는 아이를 희귀질환 환자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영영 못 하게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그러나 보호자의 이러한 고민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종이에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떠오르는 대로 적어 내려가다 보면, 대부분이 아이가 진단 결과를 알게 되는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만일 아이가 자신의 질환을 알지 못한 채로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다면, 스스로를 탓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 상황을 헤쳐 나가지 못하는 자신에 대하여 깊은 무력감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진단 결과를 알려주고 이를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과정은 아이가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역량을 펼치도록 기회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따금 아이에게 진단 사실을 공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의 아픔을 보호자가 몰라주는 것 같아 외로움을 느끼거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수군대거나 따가운 시선을 보내면 아이는 ‘나는 왜 이렇지?’, ‘나는 친구들과 왜 다르지?’, ‘내가 어디가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됩니다. 이는 환아를 더욱 위축되게 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자녀가 희귀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적절한 시기에 아이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남과는 조금 다르다고 인식하기 시작할 즈음이 좋습니다.

환아에게 진단 사실 알리기 (2)에서는 어떻게 진단 사실을 알리면 좋을지에 대해 소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