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16번 염색체 단완의 결손은 16번 염색체의 짧은 팔에 유전물질의 결실이 있는 염색체 이상 질환이다. 대부분이 부분결실 (partial deletion)로 나타난다.  질환의 정확한 발생률   및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문헌상 2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되어 있으며 남녀의 유병률 차이는 없다. 
16번 염색체 단완의 끝부분에는 발달과 적혈구 생산 등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들이 있기에, 이곳에 결손이 생기면 알파 지중해 빈혈(alpha-thalassemia)과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를 특징으로 하는 ATR-16 syndrome (alpha-thalassemia/mental retardation syndrome, chromosome 16-related)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의 염색체는 정상이다. 드물게 부모가 균형 전좌(balanced translocation)를 가진 경우, 부모는 무증상이나 같은 염색체 이상을 가진 아이를 또 낳을 확률이 증가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개별적으로 접근한다.

원인

16번 염색체 단완에 위치한 일부 유전물질의 결실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단완의 13.3 밴드에서 말단까지의 결실 (16p13.3-pter)이 가장 흔하다.
16번 염색체에 위치한 두 쌍의 알파 글로빈 유전자 (alpha-1 & alpha-2 genes)에 결실이 생긴 경우 혈액학적 이상이 나타난다. 알파 글로빈 유전자는 우리 몸에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생성에 중요한 유전자로써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각각 2개씩을 물려받아 총 4개의 알파 글로빈 유전자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16번 염색체 단완 결손을 가진 환아는 2개의 알파 글로빈 유전자만을 갖게 되어, 알파 지중해 빈혈 형질(alpha   thalassemia trait)을 보이게 된다. 더구나 이 환자가 “이중 충격(double hit)”을 받게 되면, 환아가 가진 두 개의 16번 염색체 중 하나에는 알파 글로빈 유전자가 없고, 다른 하나에는 1개의 알파 글로빈 유전자만 있어 헤모글로빈 H 질환 (HbH)을 유발한다. 이들 모두는 빈혈을 유발한다.
16번 염색체 단완의 결손은 대부분 배아 발생 초기에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새로 생긴(de novo) 오류에 의한 것이며, 부모의 염색체는 정상이다. 드물지만 부모가 균형 전좌(balanced translocation, 양쪽 염색체의 일부가 잘려 서로 위치만 바뀌어 있는 상태)인 경우 다음 자녀가 같은 염색체 이상을 가질 확률이 증가한다.

증상

16번 염색체 단완의 결손은 다른 염색체 이상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비특이적이다. 유전 물질의 손실이 클수록 증상이 더 심각하다.  
• 두경부, 얼굴: 양안과다격리증(hypertelorism), 낮게 처진 눈꺼풀틈, 넓고 튀어나온 콧등, 작은 귀, 하악후퇴(retrognathia)와 짧은 목을 보인다.   
• 혈액학적 이상 : 알파 지중해 빈혈(alpha-thalassemia) 또는 헤모글로빈 H 질환(hemoglobin H disease, HbH)을 앓는다. 
• 신경학적 이상: 경도에서 중등도의 지적장애 및 운동, 언어 발달지연이 나타나며 드물게 간질을 나타내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 근골격계 이상 : 소두증(microcephaly), 내반족(clubfoot), 측만지증(clinodactyly)이 나타난다. 
• 생식기계 이상 : 잠복고환, 요도하열 등이 동반된다. 
• 성장 : 성장지연이 동반되어 연령, 성별에 비해 키가 작다.  
• 기타 증상 : 2Mb 이상의 유전정보가 결실된 환아에서 심각한 지적장애와 결절성경화증(TSC2 유전자의 결실과 관련됨) 및 다낭신장병(PKD1 유전자의   결실과 관련됨)이 관찰된다. 두 명의 사례에서 각각 골육종과 신경세포종이 관찰되었으나 ATR-16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진단

16번 염색체 단완 결손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염색체 분석을 시행하여 확진한다. 복제된 부분의 크기가 큰 경우 고전적 염색체 핵형 분석(conventional chromosome analysis)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나, 크기가 작을 경우 형광제자리부합법 (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FISH), 미세배열 비교유전자교잡법 (microarray-based comparative genomic hybridization, array CGH), 복합결찰 의존 탐침 증폭법(multiplex ligation-dependent probe amplification, MLPA) 등의 분자 핵형 분석을 통해 진단한다.  
산전 진단은 양수천자(amniocentesis) 혹은 융모막 융모 천자(chorionic villi sampling)에 의해 가능하며 복제의 크기에 따라 고전적 혹은 분자유전학적 진단기술을 이용하게 된다.
환자 부모의 염색체 분석도 필요한데, 부모 중 하나라도 구조적 염색체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추후 16번 염색체 단완결손을 가진 아이를 다시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치료

각 환자에게 증상에 맞는 대증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에는 유전학,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및 혈액 전문의의 체계적 다학제 진료가 중요하다. 
알파 지중해 빈혈과 헤모글로빈 H병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여 대부분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증상이 심각한 경우 수혈이 필요하다. 혈액에서 과도한 철분을 제거하는 치료 (chelator)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질병에 이환된 환아의 가족을 대상으로 유전 상담이 권장된다.   

참고문헌

2019 National   Organization for Rare Disorders, Inc.
https://www.orpha.net/
https://rarediseases.org/rare-diseases/atr-16-syndrome/
https://www.omim.org/entry/141750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1435/
Harteveld, C.L., Kriek, M., Bijlsma, E.K. et al. Refinement of the genetic cause of ATR-16. Hum Genet (2007) 122: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