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알포트 증후군은 콜라겐과 관련된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사구체, 눈, 내이의 기저막*에 이상이 발생하는 유전질환이에요.
1927년 이 질환을 처음으로 알린 남아프리카 공화국 의사 아서 세실 알포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고, ‘난청을 수반하는 유전성 신염’이라고도 해요.
- 기저막 Basement membrane
- 세포와 조직에서 지지대 및 칸막이 역할을 하는 얇고 유연한 막이에요. 혈액 여과나 세포 간 신호 전달 등 다양한 기능을 해요.
원인
알포트 증후군은 COL4A3, COL4A4, COL4A5 유전자 변이로 제4형 콜라겐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요.
제4형 콜라겐은 신장의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의 기저막과 함께, 눈의 수정체와 내이의 청력을 담당하는 기관을 구성해요.
따라서 제4형 콜라겐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사구체 기저막의 여과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요. 혈액에 있어야 할 적혈구와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혈뇨와 단백뇨를 유발하며, 신장 기능을 망가뜨려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또한, 귀와 눈의 이상도 나타날 수 있어요.
유전 방식
X 염색체 연관 유전
예전에는 알포트 증후군의 대부분(약 80~85%)이 성염색체인 X 염색체에 있는 COL4A5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외국에서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경우가 X 염색체 연관 유전보다 20배 정도 많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어요.
X 염색체 연관 유전은 원인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있으므로 X 염색체가 하나인 남성보다 X 염색체가 둘인 여성의 증상이 경미해요. 남성은 증상이 심해 이른 나이에 단백뇨가 발생하고, 질환이 진행되어 말기 신부전을 경험해요.
X 염색체 연관 유전 외에는 2번 염색체에 있는 COL4A3 또는 COL4A4 유전자 변이로 발생해요. 염색체 2개에 모두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상염색체 열성으로, 염색체 1개에만 변이가 있으면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돼요.
상염색체 열성 유전
- 보인자 Carrier
- 유전자 변이는 갖고 있지만, 염색체 2개 중 1개에만 변이가 있어 증상이 없는(환자는 아닌) 사람을 말해요.
상염색체 열성 유전은 부모 모두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만 자녀에게 질환이 유전될 수 있는데요. 부모가 상염색체 2개 중 1개에만 유전자 변이를 가지므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해요.
그러나 최신 지견에 따르면 부모가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혈뇨, 단백뇨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며, 따라서 ‘보인자’가 아닌 ‘상염색체 우성 알포트 증후군 환자’로 봐야 한다고 해요.
한편, 상염색체에 의한 유전이므로 X 염색체 연관 유전과는 달리 성별에 따른 증상의 차이는 없으며 남녀 모두 심한 편이에요. 또한, 청력 소실과 눈의 이상(원뿔 수정체, 망막 황반 반점 등)도 나타날 수 있어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상염색체 우성 유전도 성별에 따른 증상의 차이는 없으며, 증상이 경미한 편이에요. 중간 연령 70세에 만성 신부전에 이르고, 눈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또한, 일부 COL4A3 또는 COL4A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에게는 얇은 기저막 신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최신 지견에 따르면 얇은 기저막 신증과 상염색체 우성 알포트 증후군은 서로 다른 질환이 아니라 한 스펙트럼상에 놓인 질환으로, 한 가족 안에서도 중증도가 다를 수 있다고 해요. 따라서 얇은 기저막 신증은 혈뇨만 있고 신장은 나빠지지 않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단백뇨와 신부전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 꼭 필요해요.
증상
알포트 증후군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요.
환자마다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아주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신장 관련
알포트 증후군 환자 중 X 염색체 연관 유전의 경우, 85%에게 가족력(신장질환, 청력 소실 등)이 있어요.
남성 환자는 증상이 심하며, 전부 혈뇨가 있고 중간 연령 7세인 이른 나이에 단백뇨가 나타나요. 또한, 100%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게 되는데요. 그 시기는 중간 연령이 25세이고, 약 90%가 40세 이전이에요. 그러나 같은 X 염색체 연관 유전이어도 유전자 변이의 종류(비절단형, 절단형)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져요. 반면에 여성 환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편이고, 40세까지 12% 정도만 말기 신부전에 도달해요.
상염색체 열성 유전의 경우, X 염색체 연관 유전과 마찬가지로 남녀 동일하게 증상이 심한 편이고 대부분 소아기에 단백뇨가 나타나요. 또한, 중간 연령 21세에 모두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며, 난청도 흔한 편이에요. 하지만 상염색체 유전 또한 유전자 변이의 종류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져요.
상염색체 우성 유전의 경우, 남녀 동일하게 증상이 경미한 편이고, 난청 및 눈의 이상도 드물어요.
눈 관련
알포트 증후군은 눈의 각막, 수정체, 망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각막 까짐으로 인해 눈에 통증, 이물감, 충혈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빛의 굴절에 이상을 일으켜 난시도 발생할 수 있어요.
눈의 수정체 표면이 변형되는 원뿔 수정체가 관찰되기도 하며, 변형된 수정체를 교정하기 위해 안과 수술을 고려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력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요.
눈의 이상은 어린 소아기에는 잘 동반되지 않아요. 보통 신장 증상의 심한 정도와 관련이 있어서 증상이 심한 X 염색체 연관 유전 남성 환자나 상염색체 열성 유전 환자의 경우, 눈의 이상 여부를 더 유심히 봐야 해요.
청력 관련
알포트 증후군 환자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신장 관련 증상의 심한 정도와 관련이 있어요.
신장 관련 증상이 심한 X 염색체 연관 남성 환자 또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환자의 경우, 20세 미만에 난청이 나타날 수 있어요. 특히 남성 환자는 25세 전후로 약 50%가, 40세에는 약 90%가 난청을 갖게 돼요.
- 감각신경성 난청 Sensorineural hearing loss
- 소리를 듣는 청각신경세포에 문제가 발생해 소리를 전달해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난청을 말해요.
청각신경세포 자체에는 이상이 없으면서 해부학적으로 소리의 전달 과정에 문제가 있는 전음성 난청과는 구분돼요. 전음성 난청은 수술 치료가 가능하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은 대부분 청각신경세포를 되살리기 어려워 보청기 등을 사용해요.
청력은 고주파 영역부터 소실되기 시작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영역의 주파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따라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여러 주파수에서 청력을 확인하는 순음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해요.
진단 및 검사
알포트 증후군의 진단은 가족력, 임상적 증상, 그리고 다양한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지며, 신장 조직 검사나 유전자 검사로 확진 받을 수 있어요.
소변 검사 및 신장 조직 검사
소변 검사를 통해 혈뇨, 단백뇨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만약 가족력, 소변 검사 등에서 알포트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나 신장 조직 검사가 권장돼요.
신장 조직 검사는 진정 치료 또는 국소 마취 후, 신장에 연필심 굵기 정도의 바늘을 넣어 신장의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인데요. 전자 현미경 검사에서 특징적인 사구체 기저막 소견(여러 가닥을 이루며 불규칙하게 두꺼워진 형태)이 보이면 알포트 증후군으로 진단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나이가 어리거나 유전자 이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면역염색*도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면역염색 Immunostaining
- 세포나 조직에서 특정 단백질을 가시화하기 위해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염색하는 방법이에요.
유전자 검사
유전자 검사는 진단을 위한 가장 정확한 검사로, 혈액 검사 또는 구강 점막을 면봉으로 채취하는 과정을 거쳐 시행돼요.
이는 진단 외에도 유전형 및 변이 종류에 따라 신장 질환의 심한 정도(투석 연령 등)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돼요.
치료
약물 치료
알포트 증후군을 완치하는 방법은 없어요. 그러나 약물 치료로 단백뇨와 신장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어요. 대표적인 약물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s)가 사용돼요.
ACEi와 ARBs는 신장질환의 악화를 늦추고 단백뇨를 줄이는 약물이에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약제들로 이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 수년에서 수십년까지도 투석 연령을 늦출 수 있다고 해요.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해요. 특히 말기 신부전에 빨리 이르는 X 염색체 연관 유전 남성 환자나 상염색체 열성 유전 환자의 경우, 미세 혈뇨만 보여도 치료가 권고돼요.
하지만 유전 방식에 따라 적절한 치료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해요. 한편, 임신 시에는 ACEi와 ARBs가 태아에게 신장 기형을 초래할 수 있어 피해야 해요.
최근에는 여러 약물이 치료제 후보로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어요.
자주 하는 질문
1. 유전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알포트 증후군은 X 염색체 연관 유전, 상염색체 열성 유전, 상염색체 우성 유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전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력을 자세히 확인해야 해요. 유전 확률은 유전 방식에 따라 달라져요.
2. 자녀 계획 시 유전 여부를 알 수 있나요?
인공 수정을 하는 경우, 착상 전 유전 진단을 통해 알포트 증후군의 유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요.
3. 예후는 어떠한가요?
알포트 증후군의 예후는 환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유전 방식이나 성별에 따라 달라져요.
연구에 따르면 혈뇨나 미세 알부민뇨만 있을 때, 단백뇨는 있지만 신장 기능은 정상일 때 치료를 시작하면 신장 기능이 안 좋아졌을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것보다 투석 연령을 늦출 수 있어요. 따라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약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해요.
X 염색체 연관 유전 남성 환자와 상염색체 열성 유전 환자의 경우, 증상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이른 나이에 혈뇨, 단백뇨가 나타나고 중간 연령인 20대 초중반에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돼요. 하지만 조기 치료를 통해 수십 년까지도 투석 연령을 늦출 수 있어 단백뇨가 없더라도 진단 즉시 치료하는 것을 권고해요.
반면 X 염색체 연관 유전 여성 환자와 상염색체 우성 유전 환자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기 때문에 늦은 나이에 단백뇨가 나타나요. 단백뇨가 발생하면 경미하더라도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 시 신장 예후가 더 좋아져요.
청력과 관련된 증상은 신장 관련 증상과 비슷한 경과를 보여요.
4. 식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알포트 증후군 환자는 신장 기능에 따라 식이요법에 차이를 두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저염식을 권고하고, 신장 기능이 점차 안 좋아지면 칼륨, 인 등이 많이 든 음식 섭취를 제한해야 해요.
어른의 경우 일반적으로 만성 신부전 환자라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지만,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과 발달이 중요하므로 제한하지 않아요.
5.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유의해야 하나요?
청력에 이상이 있는 경우 보청기 착용이 권장되며, 청력 보존을 위해 소음을 피하고 이어폰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또한 생약 등 신장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약제는 피해야 해요.
혈압 및 체중은 정상 범위로 조절이 필요하고, 흡연자는 금연을 해야 해요.
6. 진단 후 치료비는 얼마나 들까요?
알포트 증후군은 현재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 질환(산정특례 코드: V267)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산정특례 등록 시 본인부담금이 10%로 감면돼요. 혜택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적용되고, 5년마다 갱신할 수 있어요.
- 대한신장학회 유전신질환연구회
- 대한신장학회 유전신질환연구회는 국내외 지식 교류를 통한 학문의 발전과 상호 협동으로 우리나라 유전 신질환의 진료, 교육, 연구 활동을 향상하는 데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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