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래더-윌리 증후군은 유전질환으로, 질환의 원인이 유전자에 있으면서 다음 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원인과 진단 시 필요한 검사, 그리고 가족 계획에 관해 소개해 드릴게요.

이 글을 읽고 나면
  1.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원인과 '유전자 각인' 현상을 알 수 있어요.
  2.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검사를 알 수 있어요.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원인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의 장완 일부분, 즉 15q11-13에 이상이 생겨 발생해요.

질환이 발현되는 양상은 이 염색체를 부모 중 누구로부터 물려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그 이유는 ‘유전자 각인*’에 있어요.

유전자 각인Genomic Imprinting

부모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은 유전자는 대부분 둘 다 발현돼요. 그러나 어떤 유전자는 둘 다 발현되었을 때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에 따라 유전자 한쪽의 발현이 선택적으로 억제되기도 하고요.

 

이처럼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되는 현상을 ‘유전자 각인’이라 하고, 발현이 억제된 유전자를 ‘각인 유전자Imprinted Gene’라고 불러요. 유전자 각인은 배아의 발달 과정에 꼭 필요하면서도,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비롯한 몇몇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답니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원인인 15번 염색체에는 유전자 각인 현상이 발생하는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어요.

즉, 원래대로라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모계 유전자가 아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계 유전자가 발현되어야 하지만,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부계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아 발병하게 돼요.


그렇다면 부계 유전자는 왜 제대로 발현되지 않고, 15번 염색체에 이상을 일으키는 걸까요?

그 이유는 세 가지 경우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어요.

15번 염색체에 이상이 생기는 세 가지 경우

1. 15번 염색체 장완의 미세 결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약 75%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5번 염색체 장완의 DNA 일부가 손실되는 미세 결실로 발생해요. 이 미세 결실은 무작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것은 아니에요. 

따라서 프래더-윌리 증후군 환자 대부분은 가족 내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없으며, 형제자매에게 질환이 발병할 확률 또한 1% 미만이에요.

2. 모계 단친성 이염색체성UPD; Uniparental Disomy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약 20%는 부모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아야 할 15번 염색체가 모두 어머니로부터만 유전되어 발생해요. 즉, 아버지로부터는 전혀 물려받지 않는 것이지요. 이를 ‘모계 단친성 이염색체성’이라 해요.

결과적으로 환자는 한 쌍의 15번 염색체를 갖고 있지만, 부계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되질 않아요.

그러나 이 또한 무작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음 세대로 유전되지 않을 뿐더러 가족 내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없어요. 형제자매에게 질환이 발병할 확률도 1% 미만이에요.

3. 15번 염색체 장완의 유전자 변이

나머지 약 5% 미만의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유전자 변이인 경우에 발생해요.

이는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으며, 형제자매에게 질환이 발병할 확률도 50%까지 높아져요.

4. 그 밖에

매우 드물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15번 염색체의 전좌*로 인한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발현이 프래더-윌리 증후군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전좌Translocation
염색체 일부가 동일한 염색체의 다른 부위 또는 다른 염색체로 자리를 옮긴 구조적 변화를 말해요.

이러한 경우, 형제자매에게 프래더-윌리 증후군이 발병할 확률이 25%까지 높아져요.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진단

외형적인 특징과 함께 여러 증상을 통해 프래더-윌리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검사를 진행해요.

1. 분자 유전학 검사: DNA 메틸화 검사

15번 염색체 장완에 있는 유전자의 메틸화 양상을 확인해 유전자 각인 부위를 관찰하는 검사예요.

이 검사만으로도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진단할 순 있지만, 그 원인이 미세 결실인지, 모계 단친성 이염색체성인지는 알지 못해요. 추가적으로 FISH(또는 CMA) 검사를 시행한다면 세부적인 원인과 함께 정확한 진단과 유전 상담이 가능해요. 

2. 세포 유전학 검사: FISH 검사 또는 CMA 검사

FISH 검사나 CMA 검사는 15번 염색체 장완의 미세 결실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예요.

만일 이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다면, DNA 메틸화 검사를 시행해 부계 쪽 결실인지 모계 쪽 결실인지 감별해야 해요. 만일 이상이 없더라도 모계 단친성 이염색체성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DNA 메틸화 검사가 필요하고요.

따라서 처음부터 DNA 메틸화 검사와 함께 FISH 또는 CMA 검사를 받는 것이 좋아요.


프래더-윌리 증후군 환자의 가족 계획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제50조 제2항)」에 따르면 배아 또는 태아 대상의 유전자 검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법령에서 정한 189개의 유전질환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어요.

프래더-윌리 증후군 또한 예외 대상에 속하기 때문에 가족 계획 시 착상 전 유전 진단* 또는 산전 검사*를 받을 수 있어요.

착상 전 유전 진단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없는 배아만 선별한 후 자궁 내로 주입해 건강한 아이를 임신하도록 돕는 방법이에요.
산전 검사
산전 검사의 종류에는 융모막 융모 생검, 양수 천자 검사, 제대 천자 검사가 있어요.
  1. 융모막 융모 생검: 태반이 자궁과 부착된 부위에서 융모막의 가는 돌기인 융모를 채취해 분석하는 방법
  2. 양수 천자 검사: 태아를 보호하는 양수를 채취해 양수 내 태아의 세포를 분석하는 방법
  3. 제대 천자 검사: 태아와 태반을 연결하는 제대(탯줄)에서 혈액을 채취해 분석하는 방법
융모막 융모 생검은 임신 9~13주, 양수 천자 검사는 임신 15~20주에 시행하고, 제대 천자 검사는 임신 20~22주 이후에 시행해요.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신생아 때부터 관리와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해요.

또한 가족 계획 시에는 유전학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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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Clinical Report—Health Supervision for Children With Prader-Willi Syndrome
  2. https://rarediseases.org/rare-diseases/prader-willi-syndrome/#causes
  3. Bischoff SR1, Tsai S, Hardison N, Motsinger-Reif AA, Freking BA, Nonneman D, Rohrer G, Piedrahita JA. Characterization of conserved and nonconserved imprinted genes in swine. Biol Reprod. 2009;81: 906-2
  4. Adam MP, Mirzaa GM, Pagon RA, et al., Prader-Willi Syndrome. GeneReviews. Seattle (WA): 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1993-2022
  5. Cheon CK. Genetics of Prader-Willi syndrome and Prader-Will-Like syndrome. AnnPediatr Endocrinol Metab. 2016;21:126-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