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완벽한 나 자신을 꿈꿉니다. 그러나 온 마음을 다해 노력했더라도 결과가 완벽하지 않으면 실패라고 여기고 자신을 탓하게 됩니다.
희귀질환 환자의 보호자 역시 환자를 돌보며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끊임없이 '나 때문에⋯.'라고 되뇝니다. 그러나 보호자의 역할에 정답은 없을뿐더러 과한 죄책감은 보호자를 힘들게 합니다. 무엇보다 보호자의 부정적인 감정은 환자에게도 전해집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환자를 잘 돌보려면 보호자의 마음부터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두 아이를 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보호자가 죄책감을 느낄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살펴보겠습니다.
1.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인정합니다.
죄책감을 해소하려면 이를 인정하고 마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감정은 외면하거나 회피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죄책감이 들 때면 '지금 내가 두 아이를 모두 챙기지 못해 스스로 탓하고 있구나.'라고 객관적으로 나의 감정을 바라보세요. 가능하다면 이러한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2. '완벽'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완벽은 사전적 의미로 '흠이 없는 구슬'을 뜻합니다. 즉, 결함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네 삶 속에서 완벽이란 가능할까요?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는 인간이므로 때로는 중요한 약속을 잊기도 하고, 때로는 계획을 지키지 못하기도 합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첫째의 학예회를 떠올리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물론 내가 꿈꾸는 완벽한 엄마는 첫째와 둘째를 모두 챙기면서 아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빠짐없이 참석하는 슈퍼맨입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빈틈이 얼마나 많았는지 되새기기보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 온 스스로를 칭찬해 줘야 합니다.
3.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집니다.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가끔은 출출할 때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졸음이 쏟아질 때면 잠시 눈을 붙이고, 답답할 때면 잠시 외출해 바람을 쐴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든 바쁜 일상에서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보호자는 자신에 관한 것은 다 제쳐 두거나 필요는 느끼지만 아픈 환자를 두고 따로 시간을 갖는 것에 죄책감을 가집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보호자의 행복과 직결되어 환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새로운 관점으로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환자의 행복은 보호자의 행복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