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병원협회는 20일 대한병원협회 소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필수의약품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품절 초기만 해도 약을 못구하는 약국이 나태하다고 원망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종류도 방대해지고 있다. 약국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약이 없어 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 뭐가 문제이고,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1년 넘게 지속되는 의약품 품절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의사와 약사가 한 자리에 앉았다. 해열진통제부터 필수, 희귀의약품까지 품절 범위가 확산되면서 약 품귀 현상은 이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는 20일 오전 대한병원협회 소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필수의약품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설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아동병원 전문의사들 이름으로 대정부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아동병원협회 임원진과 더불어 개국 약사가 참석해 약 품절로 인한 일선 약국의 어려움과 현황을 설명했다. 아동병원협회는 이번 간담회 이전 한달여간 협회 소속 44개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소아 필수약 품절 리스트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으며, 140여개 관련 의약품이 현재 품절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는 중증 질환 소아 환자 필수약인 뇌전증 발작 억제 유지약, 터너증후군 치료제, 성조숙증 필수 진단 시약 이외에도 천식 치료제, 항생제, 독감치료제, 항히스타민제, 콧물약, 진해거담제, 해열제, 장염 지사제 등 병의원에서 흔히 처방하고 약국에서 쉽게 조제하는 약도 대거 포함됐다. 최용재 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희귀질환 환자 처방약부터 호흡기 질환 기본 필수약까지 품절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오늘은 이 약이, 내일은 저 약이 품절이다. 40여년간 일반적으로 사용돼온 약들이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뇌하수체 성선자극 검사시약은 1년째 품절이고, 선천 기형이나 수술 후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확진에 필요한 약이 없어 치료 결정이 불가능한 상태다. 언제 상황이 개선될 지 기약도 없다”면서 “정부는 약 품절로 제때 약을 복용하지 못해 소리없이 피눈물 흘릴 아이와 그 부모들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소현 약국장은 품절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약국, 약사들의 실태를 공개하고 환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희귀, 필수의약품 이외 기본적으로 소아 청소년에 처방되거나 약국에서 판매할 의약품이 품절되는 실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홍준 아동병원협회 정책이사(김포 아이제일병원장)는 “감기약이 없어 의료진과 부모들은 이곳저곳 약국을 전전하는 상황”이라며 “품절약으로 인해 병원들은 매일 약국, 도매상과 연락을 하고 처방약 코드를 변경하고 보호자들의 불평을 듣고 있다. 진료에까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또 “제조사나 유통사에 문의하면 원료 공급이 안된다, 수입이 안된다는 해명만 돌아온다”면서 “약 품절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대체 정부는 왜 손을 놓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약 품절 장기화로 인해 일선 약국 약사들이 겪는 문제와 더불어 실제 소아 환자와 보호자들의 현실적 어려움도 공개됐다. 박소현 약사(새고은 메디컬약국 약국장)는 “약국들은 1년 넘게 품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요즘 약국은 충실한 복약지도, 정확한 조제 이외 품절약 구하고 대체약을 찾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형편”이라며 “처방약뿐만 아니라 일반약까지 품절이 심각하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시럽제는 일반약까지 씨가 말랐다. 보호자들이 대체 우리 아이한테 어떤 약을 먹여야 하냐고 물을때마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약사는 “특정 의약품의 경우 약사회 차원에서 균등배분이 시행되지만 한달에 1, 2통이 전부이고, 이것으로는 며칠도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사들 대정부 호소문 소아 중증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약들이 품절돼 환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렐레팍트 같은 뇌하수체 성선자극 검사 시약은 1년째 품절돼 있습니다. 선천 기형이나 수술후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확진에 필요한 약이 없어서 치료 결정이 불가능한 상태가 1년 넘게 계속 되고 있고 언제 해결될지 기약도 없는 상태입니다. 희귀질환이라서? 이 병에 걸린 사람이 어린이라서? 소수라서 이렇게 방치하는 것이라면 잔인한 나라이며 돈이 없어서 수입을 못하는 것이라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과연 OECD 의료 선진국이라고 부를 만한 나라인지 도대체 이유가 납득되지 않습니다. 데카펩틸은 성조숙증 치료제 중 대체 치료제가 필요할 때 써야 하는 데 이 약도 없습니다. 노디트로핀 노디플레스는 성장 호르몬결핍증 치료 시 대체 치료제인데 동일 성분 다른 제형으로 꼭 필요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통상적인 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방치했다면 나쁜 것 아닙니까? 보건 당국은 도대체 뭘하고 있는 것입니까? 프레미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약의 품절은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 터너 증후군 아기들이 성장 호르몬을 맞고 사춘기까지 성장하면 외부에서 호르몬을 투여해 사춘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 약이 없으면 2차 성징이 발현되지 않습니다. 사춘기 없이 20세 30세 40세가 옵니다. 그리고 골다공증이 더 빨리 발생합니다. 터너 증후군 아이들과 부모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숨죽이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는 인간 존엄성의 문제입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약자를 위한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우리나라가 이렇게 잔인한 나라입니까? 뇌전증 발작 억제 유지약 테파코트 스프링클제형(한국애보트)과 파이콤파 현탁액(한국에자이) 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뇌성 마비, 발달지연아들은 물약, 알약을 못 먹는 아이들이 허다합니다. 약 성분이 같다고 해서 먹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경련하다가 죽어야 합니까? 어린이 호흡기 기본 필수약 품절 사태 역시 2000년대 초반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일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일입니까? 폐렴, 천식 등과 같은 하기도 감염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약들의 장기 품절 사태, 왜 해결을 위해 다그치는 사람이 없고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까? 어린이 기본약 품절이 당연한 일입니까? 항생제, 콧물약(항히스타민, 비충혈제거제), 진해거담제 해열제 등은 귀에 익은 이름들 아닙니까? 어린이 인구가 줄어서 이런 기본약들의 생산에 수익성이 나지 않으면 기업은 생산할 도리가 없습니다. 못 만들면 수입이라도 하던지. 당국은 도대체 뭐 하는 겁니까? 제 값에 수입도 못하게 하고 제 값에 생산도 못하게 하고 필수의료 의사 부족도 그래서 생긴 일입니다. 의사 수를 늘리던 제약 회사를 늘리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나아질 것이 없습니다. 중증 필수 의약품 품절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소리없이 피눈물 흘리며 늙어가는 아이와 부모님에게 이 세대 어른들은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짓고 있습니다. 힘이 없는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힘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소아청소년 전문의들이 힘이 없어서 아픈 아이들과 보호자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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