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약성진통제도 많이 쓰고, 향정신성의약품도 복용을 한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언제라도 감량을 시도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처음에 마약성진통제 받아들이는 것 자체도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었고, 1년을 거부하다가 통증센터 교수님이 아픈 시술을 끝내고 나서 이제는 마약성진통제를 쓰지 않으면 시술 통증 때문에 힘들거라고 하셔서 처방을 받고 점진적으로 펜타닐의 용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을 겪어왔다. 나는 항상 의존성이나 내성이 생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있다. 그런데 내 스스로 엄격한 관리를 하면서 4년 째 용량을 늘리기도 줄이기도 하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약을 줄이는데 겁이 없다는 점이고, 내성도 전혀 생기지 않고 처방 용량 수준 안에서 통증 조절이 잘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러 다른 치료방법이 동원되고 있기는 하다. 졸피뎀은 굉장히 끊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나는 20대에도 졸피뎀을 먹다가 끊은 적이 있다. 이번에도 큰 문제 없이 졸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약물 의존이라고 하는 건 심리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약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약은 필요하면 언제라도 쓸 수 있는 것이고, 증상이 좋아지면 언제라도 줄이면서 중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은 내 신체적 문제를 도와주는 도구이기 때문에 도구가 필요하지 않을 때에도 붙잡고 있는건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필요하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오늘 정신과 선생님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에게는 병을 극복하는 기질적 장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우선 질병을 객관적으로 수용을 하고 치료는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어쩌면 불필요한 근심과 걱정에 사로 잡히기보다 해결방안을 실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내가 너무 단순한 건지 다른 사람들은 복잡한데 내가 이상한 건 아닌지 정신과 선생님에게 털어놨다. 선생님은 내가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어쩌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나도 어느정도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보지만 때때로는 너무 이질적인 환자의 모습이 아닌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정해진 답도 없는 문제고 나는 원래의 나처럼 살아가겠지만 희망적이지 않아도 절망하지 않고, 치료방법이 없어도 도움이 되는 방법은 도전해 보는 것이다.

동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일시
2023. 2. 20. pm 03:00 외래
병원
동산정신건강의학과의원
메모
정신과 진료에서 서울대병원에서의 치료 경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통증감소로 인해 수면장애가 개선되어 졸피뎀을 더 감량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잠을 못자는 이유는 통증이 가장 큰 원인인 경우가 많다. 통증이 일정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수면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하니 졸피뎀을 완전 감량을 시도할까 하다가 5mg의 절반인 2.5mg으로 점진적 감량을 하기로 했다.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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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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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마르판 증후군

환자
덩달아 저도 겁이 없어지는 느낌!! 저도 힘이 솟는 느낌!! 글마저 잘쓰시는 장점까지!! 다음 편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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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환우들이 작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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