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치료제는 보통의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신약 발견 단계, 신약 개발 단계, 그리고 시판 후 조사 단계를 거쳐 만들어져요.

1. 신약 발견 단계(전임상 시험Pre-clinical trial)

치료제를 만들려면 우선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단백질)를 찾아야 해요. 그다음 이를 치료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후보물질New drug candidate을 추려내는데요. 이후 시험관 내 연구*와 동물 실험*을 통해 후보물질의 작용 원리나 유효성, 안전성 등을 확인해요. 사람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일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지요.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앞서 실시하기 때문에 전임상 시험이라고도 불려요. 

시험관 내 연구in vitro

시험관이나 배양기처럼 인공적인 환경에서 후보물질의 활성과 작용 기전을 조사하는 연구로, 생물체에서의 반응을 조사하는 생체 내 연구in vivo와 반대말이에요.

동물 실험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잠재적인 독성을 예측하기 위해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에요.

원래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시험까지 평균 5년 정도가 걸렸는데요. 최근에는 인공 지능을 활용해 후보물질을 발굴하면서 신약 발견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점차 줄고 있어요.

2. 신약 개발 단계

선별한 후보물질이 사람에게도 효과적인지(유효성)와 해가 없는지(안전성) 등을 중심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요. 

무엇보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안전성과 윤리성이 보장되어야 해요. 따라서 국내 식약처나 미국 FDA와 같은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임상시험을 할 수 있어요. 

임상 1상 시험Phase I trial

소수(보통 수십 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해요. 단, 항암제처럼 독성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해요. 

내약성Tolerability
약물을 인체에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정도로, 이를 바탕으로 적정량의 범위를 정해요.

이 단계를 통해 후보물질의 안전성 정보Safety profile와 최대내약용량MTD; Maximum tolerable dose, 그리고 우리 몸에 약물이 흡수, 대사, 배설되는 양상인 약동학Pharmacokinetics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요.

임상 2상 시험Phase II trial

임상 3상 시험에 앞서 비교적 소수(보통 수십~수백 명)의 해당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후보물질의 유효성과 적정량을 평가해요.

유효성은 후보물질을 투여한 시험군과 위약이나 기존에 치료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표준 치료제)를 투여한 대조군의 비교를 통해 확인해요.

이 단계에서는 후보물질의 새로운 독성이나 부작용이 발견되기도 해요.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2a상 시험과 적정량을 선정하는 임상 2b상 시험으로 나눠서 부르기도 해요.

임상 3상 시험Phase III trial

임상 1상 시험과 임상 2상 시험을 통해 확인한 후보물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실히 증명하기 위해 다수(보통 수백~수천 명)의 해당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져요.

이 단계는 신약 허가를 받기 전 마지막 관문이자 의약품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단계예요. 오랜 시간 진행되기 때문에 흔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견되기도 해요. 

임상 1/2상 시험, 임상 2/3상 시험이란?
하나의 계획에 두 개의 임상시험을 병행하는 방식이에요. 즉, 임상 1/2상 시험은 임상 1상 시험과 임상 2상 시험을, 임상 2/3상 시험은 임상 2상 시험과 임상 3상 시험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뜻인데요. 주로 제약사가 유효성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적다고 판단할 때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요. 
임상 0상 시험이란?
동물 실험을 마치고 사람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을 시험하기 전에 약 10명 내외의 소수에게 매우 적은 양(기존 약물량의 0.01%)을 투여하는 예비 임상시험을 말해요. ‘탐색 임상’, ‘미량 임상’ 등으로도 불리는 임상 0상 시험은 본격적인 임상시험의 효율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해요.

임상 3상 시험까지 마치고 나면 그동안의 모든 결과를 모아 규제 기관에 신약 허가 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을 해요. 이때 후보물질의 유효성, 안전성, 품질에 관한 입증 자료가 필요하고, 규제 기관은 해당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요.

3. 시판 후 조사 단계(임상 4상 시험Phase IV trial)

규제 기관의 허가를 받고 시판된 의약품에 관한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단계로, 임상 4상 시험으로도 불려요. 신약 개발 단계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부작용이나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의 효과, 그리고 새로운 적응증*등을 발견하고자 시행해요. 

적응증
의약품이 치료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증상이나 질환을 말해요.

이 단계를 통해 제약사는 통제되지 않은 실제 상황에서의 의약품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요. 이 또한 약국이나 병원 등 감독 기관의 보고 체계를 거치며, 규제 기관에 관련 보고서도 제출해야 해요.


참고 문헌
  1. 한국임상시험포털
  2. 의약품안전나라
  3. 채수미, 박은자, 주민희, 구현민, & 유원곤. (2013). 희귀의약품 제도의 국가별 비교 연구. 보건사회연구, 33(2), 525-548.
  4. 토종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장기 안전성 추적 (2018).
  5.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중국서 허가' (2020).
  6. 박실비아 (2017) 미국과 EU의 의약품 신속 개발 및 허가 프로그램의 동향과 쟁점. 약학회지.
  7. 곽수진, 정순규 (2019) 국내외 희귀의약품(Orphan Drug) 시장 및 연구개발 현황 분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