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혈관부종은 국내에서 매우 희귀한 질환입니다. 현재 한국 유전성 혈관부종 환우회에 가입된 환자는 십여 명이고, 지금까지 약 80명 정도의 환자가 유전성 혈관부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8년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Archives of Allergy and Immunology》에 한국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임상적 특징에 관한 논문인 〈Clinical Features of Hereditary Angioedema in Korean Patients: A Nationwide Multicenter Study〉가 게재되었습니다. 해당 논문(이하 본 연구)을 통해 국내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유전성 혈관부종은 전 세계를 기준으로 5만 명 중 1명꼴로 발병합니다. 아시아 지역의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나 유럽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서는 1994년에 처음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11년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5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연구는 2018년 국내 대학 병원 15곳의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평균 진단 방랑 기간
- 전체 응답자는 평균 28세에 처음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 응답자 대부분은 만 14.3세에서 42.5세 사이에 처음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 16명은 20대에, 12명은 10대에 처음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 전체 응답자는 평균 36세에 진단을 받았고, 진단까지 걸린 기간은 7.8년이었습니다.
- 응답자 대부분은 만 20.7세에서 52.3세 사이에 진단을 받았습니다.
- 16명은 30대에, 14명은 20대에 진단을 받았습니다.
2. 급성 발작
빈도
전체 응답자는 평균 연 16.9회의 급성 발작을 경험했습니다.
부위
- 급성 발작의 피부 증상은 주로 얼굴, 팔, 다리, 입술 등에 나타났습니다.
- 43명은 내부 장기에, 32명은 인두와 후두에 부종이 발생했습니다.
- 25명은 복통이나 구토와 같은 복부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요인
- 15명은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고 답했습니다.
- 5명은 수술이나 치과 치료 혹은 진통제를 복용한 후에 급성 발작을 겪었습니다.
- 예방 요법 없이 시술이나 수술을 받은 17명의 환자 중 과반이 넘는 9명이 급성 발작을 겪었습니다.
- 예방 요법 없이 자연 분만을 한 4명의 환자 중 1명이 분만 후 급성 발작을 겪었습니다.
증상 악화
3명은 차가운 바람에, 2명은 월경, 운동, 계절의 변화, 예방 접종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증상 완화
전체 응답자는 증상이 발생한 후 평균 3.8일이 지나야 완전히 호전되었다고 합니다.
3. 장기 예방 요법
- 44명은 장기 예방 요법을 시행 중이었습니다. 44명의 응답자 모두 남성 호르몬제인 다나졸Danazol을 복용한 적이 있으며, 25명은 여성이었습니다. 다나졸을 복용한 44명 중 12명은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간 수치 상승, 굵어진 목소리, 여드름, 생리 불순 등이 나타났습니다.
- 44명의 응답자 중 6명은 항섬유소 용해제인 트라넥삼산Tranexamic acid 또한 복용한 적이 있으며,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없었습니다.
4. 장기 예방 요법의 효과
- 38명은 예방 요법 이후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답했습니다.
- 38명의 응답자는 장기 예방 요법을 통해 급성 발작의 빈도가 연 16.9회에서 1.2회로 현저히 줄었습니다.
국내의 많은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가 진단을 받기 전까지 오랜 시간 진단 방랑을 경험합니다. 워낙 희귀한 질환이다 보니 의료진 또한 유전성 혈관부종을 바로 의심하기 어렵고, 특히 아시아 지역의 환자는 급성 발작의 중증도나 빈도가 낮은 편이라 알레르기성 혈관부종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간단한 대증요법만 받고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편,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 대부분은 장기 예방 요법을 통해 급성 발작 빈도가 감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습니다. 따라서 급성 발작이 지나치게 자주 발생하거나 정도가 심하다면 단기 및 장기 예방 요법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