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혈관부종의 진단은 임상적 평가, 혈액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지는데요. 처음에는 임상적 증상이나 가족력을 기반으로 질환을 의심하게 되며, 이후 혈액 검사를 통해 유전성 혈관부종 I, II, III형을 진단하게 됩니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C1 억제제의 결핍 또는 기능 이상이 원인입니다. 따라서 바로 C1 억제제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교적 큰 비용이 들고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보통 혈액 내 C4의 양을 먼저 확인합니다.

다음은 유전성 혈관부종을 진단하기 위해 혈액 검사에서 확인하는 순서입니다.

1. C4의 양 확인하기

우리 몸은 질환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보체계를 활용합니다. 보체계는 보체로 구성되고, 보체는 다시 보체 인자Complement factor라는 더 작은 효소로 이뤄집니다. 보체계는 3가지 경로를 통해 활성화되며, 보체 인자인 C1 억제제C1 inhibitor는 각 경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억제해 보체계를 조절합니다. 3가지 경로 중 하나인 고전적 경로Classical Pathway에서는 C1 억제제가 여러 단백질을 억제해 C4가 절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C1 억제제는 양이 너무 적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억제되어야 할 단백질이 C4를 계속 절단해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에 따라 혈액 검사에서 C4의 양이 적으면 유전성 혈관부종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C1 억제제의 결핍이나 기능 이상은 C4 외에 C2, C3, CH50 등의 양도 감소시킵니다. 이에 따라 혈액 내 C2, C3, CH50의 수치를 함께 확인하기도 합니다. 

2. C1 억제제의 양과 활성도 확인하기

혈관내피세포가 병원체나 외부의 자극으로 손상되면 12번 응고 인자Factor XII가 활성화됩니다. 활성화된 12번 응고 인자는 프리칼리크레인Prekallikrein을 칼리크레인Kallikrein으로 바꾸고, 칼리크레인은 부종을 일으키는 브래디키닌Bradykinin을 생성합니다.

평소에 C1 억제제는 프리칼리크레인과 브래디키닌을 억제해 키닌 생성 경로가 작동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나 C1 억제제가 부족하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키닌 생성 경로는 다시 활성화되어 상처가 나지 않았음에도 시시때때로 과한 부종이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혈액 내 C1 억제제의 양이 적으면 유전성 혈관부종 I형, 양은 적지 않지만 활성도가 떨어지면 유전성 혈관부종 II형으로 진단합니다. C1 억제제의 양과 활성도 모두에 이상이 없다면, 유전성 혈관부종 III형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나 혈액 검사 이후에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내가 가진 정확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전자 변이에 따른 예후를 더 쉽게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치료제를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참고 문헌
  1. An update on the genetics and pathogenesis of hereditary angioedema. Genes Dis. 2020 Mar; 7(1): 75–83.
  2. International Consensus on the Use of Genetics in the Management of Hereditary Angioedema. J Allergy Clin Immunol Pract. 2020 Mar;8(3):90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