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 해 동안, 망막색소변성증을 포함한 유전성 망막질환의 치료에 국제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레어노트에서는 지난해 연구 소식을 돌아보며, 총 10개의 소식을 선정했습니다. ⑴에서는 1위부터 5위까지를, ⑵에서는 6위부터 10위까지를 소개합니다.
레어노트가 선정한 2020, 10대 뉴스의 6위부터 10위입니다.
6. 망막색소변성증 mRNA 치료제 임상 1/2상 결과 - 네덜란드 ProQR사
지난해 네덜란드 ProQR사는 QR-421a 치료제의 임상 1/2상 시험에 대한 3개월간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USH2A 유전자의 변이로 발병하는 망막색소변성증과 어셔 증후군 타입2에 대한 치료제입니다.
ProQR사는 치료제의 내약성을 검증했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치료받은 환자의 약 25%에게서 시력 개선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기능 검사와 구조적 측정 검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저용량 투여군에서 반응을 보인 대상은 어셔 증후군 환자였습니다. 중용량 투여군의 경우, 약 25%에게서 치료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미 시력 손상이 많이 진행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서도 반응이 있었습니다.
이번 임상 시험에서 사용된 QR-421a 치료제는 유전 물질의 작은 조각을 활용했으며, RNA에 상보적 결합을 할 수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만들어졌습니다.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RNA에 복사될 경우, 이를 표적으로 변이된 유전자 기능을 차단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ProQR사는 유전성 망막질환의 치료를 위한 RNA 치료 기술을 가진 제약사로, 현재 망막색소변성증을 선두로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등 유전자 변이에 따른 맞춤형 mRNA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7. 망막색소변성증 유도만능줄기세포 치료제 이식 수술 시행 - 일본 고베시립 의료센터
지난해 10월, 일본의 고베시립 의료센터는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킨 광수용체를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대상자는 60대 여성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였습니다.
이번 수술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시도되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수술이자 망막에서 시력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광수용체와 관련된 질환을 바로잡는 첫 도전이었습니다.
연구진은 그동안 교토 대학의 유도만능줄기세포센터에 보관된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광수용체로 분화될 수 있는 미성숙 망막 조직을 개발해 왔습니다. 이 조직을 시트sheet 형태의 막으로 만들어 환자의 눈에 이식했습니다. 해당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식된 세포는 광수용체로 분화될 예정이며, 뇌로 가는 시신경과 연결되어 환자는 시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망막색소변성증을 치료하는 연구에서는 광수용체를 주입했으나 대부분 시신경 접합이 잘 이뤄지지 않아 시력을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연구 흐름은 시트형 조직을 개발하고 이를 이식하는 것에 집중되었으며, 이번 임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망막 오가노이드(인공 망막)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여 오가노이드에서 분화된 광수용체를 이용한 망막색소변성증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8. 습성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임상 1상 결과 - 미국 Adverum사
지난해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를 위해 미국 애드베럼Adverum Biotechnologies사가 개발 중인 ADVM-022 유전자 치료제가 임상 1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해당 치료제가 고용량 투여되었을 때 최적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적정 용량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습성 황반변성의 특징은 망막 아래에 혈액이 새어 나오는 혈관이 생성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맥락막 신생 혈관이라 불리며, 이로 인해 시력을 담당하는 광수용체가 수명을 다해 실명으로 이어집니다.
현재 습성 황반변성의 신생 혈관을 억제하기 위해 루센티스Lucentis와 같은 치료제가 있지만, 이를 평생 투여받아야 하는 불편이 따랐습니다. 반면, 애드베럼사의 ADVM-022 치료제는 한 번의 주사로 수년 또는 평생 효능이 지속되도록 설계되었으며, 시력을 보존하고 신생 혈관의 생성을 막는 단백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드베럼사는 이번 임상 시험에 참여한 17명의 환자를 60주 동안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고용량의 ADVM-022 치료제를 투여받은 6명의 환자 모두에게서 신생 혈관이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9.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편집 기술 치료 임상 1/2상 진행 - 미국 Casey 안과 연구소
미국 케이시 안과 연구소Casey Eye Institue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역사상 최초로 임상 1/2상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대상자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로, 관련 유전자는 CEP290 유전자이며 c.2991+1655A>G로 변이되어 발병한 환자입니다.
이번 임상 시험은 미국 엘러간Allergan사와 유전자 편집 기술을 보유한 에디타스Editas Medicine사가 후원하며 네 곳의 병원에서 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정성과 치료 효능을 평가할 예정입니다.
EDIT-101 치료제로 알려진 이번 유전자 편집 기술은 원인 유전자를 추적하여 변이된 부위를 제거하며, 유전성 망막질환의 완치에 도전하는 첫 번째 임상 시험입니다. 이 기술은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바로 잡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합니다. 그러나 같은 유전자 내에서도 다양한 변이 부위가 존재해 향후 환자마다 맞춤형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유전자 편집 기술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 KCNJ13 유전자
•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 시청각 병원: 망막색소변성증 - RP1 유전자
•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 시청각 병원: 망막색소변성증 - USH2A 유전자
• UCLA 대학: 어셔 증후군 타입1 - MYO7A 유전자
10.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 임상 1/2상 진행 - 미국 Nacuity사
미국 나쿠이티Nacuity Pharmaceuticals사가 망막색소변성증과 어셔 증후군을 대상으로 NPI-001 치료제를 평가하기 위해 임상 1/2상 시험을 호주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치료제는 구강 투여 방식이며 시력 손상을 지연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임상 시험은 알약 형태의 NPI-001 치료제를 어셔 증후군과 관련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최소 48명을 선정해 향후 2년간 안정성과 효능을 검증합니다.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2021년 미국과 호주의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연구진은 산화 스트레스의 증가가 망막의 퇴행과 시력 손실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는 항산화제로 알려진 물질인 N-아세틸시스틴NAC; N-Acetylcysteine을 개선해 망막 세포 침투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로 개발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인한 실명을 지연시키는 최초의 약물 보조제가 되는 셈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한국RP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