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자들은 쥐 실험에서 망막을 재생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조만간 녹내장이나 망막색소변성증을 포함한 망막 질환으로 손상된 망막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부 세포와 같은 인체의 여러 세포들은 조직 내에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분화하여 필요한 세포를 만듦으로써 손상된 조직을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망막 세포의 경우는 이러한 재생 능력이 없다. 따라서 망막의 손상은 영구적인 시력 손실로 이어진다.

그러나 열대어의 일종인 제브라 피쉬는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물고기는 망막과 같은 신경 조직이 손상될 경우 이를 복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제브라 피쉬가 망막에 뮐러세포라 불리는 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이 세포 안에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유전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세포는 망막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를 감지하면 곧바로 Ascl1 유전자를 작동시킨다.

이 유전자는 전사인자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관련 인자는 다른 유전자들의 활성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 결과로 세포의 기능을 촉진한다. 제브라 피쉬의 경우 Ascl1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뮐러세포가 다시 프로그램화되면서 줄기세포로 변화된다. 이같이 변화된 줄기세포들은 손상된 망막을 복구하는 데 필요한 여러 세포로 분화하고, 그 결과로 시력이 회복된다.

워싱턴 약학 대학의 바이오 담당 교수인 Reh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관련 유전자를 이용하여 뮐러세포를 재프로그램 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더불어 포유류에서도 동일한 재생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지난 7월 네이처 학술지에 발표되었다. 주 저자인 Jorstad는 워싱턴 대학 분자 약학 및 질환 메커니즘 분야의 박사 과정 학생이다.

Jorstad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쥐 역시도 스스로 망막을 복구할 수 없다. 연구를 시작하기 위하여 제프라 피쉬의 생체 작동 책자에서 한 페이지를 인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서 연구진들은 뮐러세포에 Ascl1 이라는 유전자 버전을 가지는 쥐를 만들었고, 그 후 타목시펜 약물을 주사하여 이 유전자를 작동시켰다.

초기 연구에서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면 망막이 손상된 쥐에서 뮐러세포가 망막 세포로 분화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렇게 분화된 세포들은 시각 작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러나 연구 단계에서는 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면 생후 2주 동안만 작동할 뿐, 이후로는 더이상 망막을 복구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다른 전사인자가 이 과정에 관여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뮐러세포의 재생 능력을 좌우하는 유전자들이 염색체에 결합된 어떤 분자 물질에 의해 봉쇄당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방적으로 봉쇄당한 유전자들은 더이상 작동할 수 없다. 이는 후생성 조절(epigenetic regulation)의 한 형태로서 유전체가 언제 어떻게 작동하느냐를 조절한다.

추가적인 연구 논문에서 Reh 박사팀은 histone deacetylase 저해 약물을 이용하여 후생성 조절을 차단하고 Ascl1 유전자를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었으며, 쥐의 뮐러세포가 망막을 복구시키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간 시신경 세포들은 기존 망막 세포들과 융합하고 신경 연접을 이루어서 만들어진 시각을 제대로 전달하였다.

Reh 박사는 "우리는 뮐러세포를 유도하여 다양한 망막 세포들로 재생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전사인자들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밝혀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망막 손상으로 인한 대부분의 실명 질환들이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출처: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7/170726132054.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