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포식을 조절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ATG7의 비활성화는 루게릭병(ALS)과 전두측두엽 치매(FTD)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자가포식은 세포에서 손상되었거나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성분을 분해하거나 재순환시키는 과정이다.
이 연구는 "ATG7 유전자의 상향조절은 TARDBP/TDP-43의 고갈과 관련된 운동 신경세포의 기능 장애를 완화한다"라는 제목으로 Autophagy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루게릭병은 TDP-43(TARDBP) 단백질이 세포질에 점진적으로 축적되는 것과 핵에서 점진적으로 고갈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성 질환이다. TARDBP 단백질은 RNA에 결합하여서 RNA를 안정화한다.
연구팀은 “이전에, 루게릭병 환자의 뇌에서 TARDBP 단백질이 크립틱 엑손을 억제하는 능력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는 핵에서 해당 단백질이 고갈되는 것이 신경 변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신경 변성을 유발할 수 있는 크립틱 엑손을 억제하는 것에 실패하여, 이에 영향을 받는 중요한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엑손은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명령을 제공하는 유전자의 암호화 서열이다. 크립틱 엑손은 일반적으로 단백질 생산에 사용되는 최종 주형 가닥에 포함되지 않는 더 작은 엑손이다.
존스홉킨스 의과 대학 연구팀은 ALS-FTD의 두 가지 동물 모델을 사용하여, 신경 세포의 핵에서 TARDBP 단백질의 손실이 어떻게 신경 변성을 유발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세포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 표적이 TARDBP 단백질의 손실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추론" 하에 기능성 Tardp 유전자가 없는 쥐의 근육세포와 신경세포의 전사체를 비교했다. (Tardp 유전자는 인간 TARDBP 유전자와 동등한 쥐 유전자이다.)
분석 결과, 자가포식을 조절하는 주요 유전자인 Atg7 유전자가 근육세포와 신경세포에서 모두 낮게 발현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Atg7 유전자는 인간 ATG7 유전자와 동등한 쥐 유전자이다.)
기능성 TARDBP 단백질이 없는 쥐와 기능성 TBPH 단백질이 없는 초파리에서 수행된 실험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TBPH 단백질은 인간 TARDBT 단백질과 동등한 초파리 단백질이다.)
두 동물 모델 모두 노화로 악화되는 진행성 운동 신경세포 변성과 운동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두 동물 모델 모두 Atg7 유전자의 발현 수준이 낮았고, 자가포식 과정이 손상되었다. 이는 운동 신경세포 내부에 많은 자가포식 침전물의 존재에 의해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정상 TBPH 단백질이 없는 초파리의 운동 신경세포에서 Atg7 유전자를 과발현시켰을 때, 운동 신경세포의 생존이 연장되고 파리의 운동 장애가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ATG7 유전자가 ALS-FTD 모델의 뇌 조직에서 감소한다는 관찰과 함께,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 변성에 기여하는 핵 내 TARDBP 고갈의 주요 효과기(effector)로써 자가포식 경로를 발견하였다. 게다가, ALS-FTD 모델에서 ATG7 유전자가 질환 진행을 지연하거나 중단시키는 치료 전략의 개발을 위한 분자 표적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한국뇌연구원의 선임 연구원인 정윤하 박사는 “본 연구는 세포의 자가 포식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ALS N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