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사람의 유전체를 조종해 전신의 병과 안질환을 낫게 하는 것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먼 미래의 일이었으며, 인간 게놈의 배열 순서가 밝혀진 것도 불과 2003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뒤바뀌었다. 안질환의 경우 Spark 제약사가 2017년 12월 미국 FDA로부터 Luxturna 치료제를 승인받는 엄청난 소식이 있었다.

Luxturna 사는 유전적 질환인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를 대상으로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첫 유전자 치료제이며, 현시점에서는 유전성 망막 질환의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법이다.

Luxturna 사는 결함이 있는 이대립인자성 RPE65 유전자의 변이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이 RPE65 유전자로 생성되는 RPE65 단백질은 시각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빛이 망막의 광수용체에 영향을 줄 때, 11-cis-retinal 분자(비타민 A의 형태)가 all-trans-retinal로 변환된다. 이러한 종류의 반응이 나타나면서, 궁극적으로 광수용체를 자극하는 빛은 신경절 세포의 축삭돌기를 통과하는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이때  RPE65 유전자는 all-trans-retinal을 11-cis-retinal로 변환시켜 시각회로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돕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이다.

미시간 대학 Kellogg Eye Center는 2019년 초 Luxturna 치료제로 치료한 첫 두 번의 사례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두 아이를 대상으로 한 몇 주간의 양쪽 눈에 대한 치료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의 시력을 회복하거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춘 것에 대한 치료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유전자 치료 기술과 눈

의료진과 환자들은 운이 좋게도 현재 초기 유전자 치료 기술을 통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에 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눈과 망막이 의료 기기와 수술 기술로 접근 및 관찰하는 것이 용이하며 다른 장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영역이라는 것이다. 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면역 특권'으로, 눈은 다른 신체 조직과 달리 면역 반응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망막의 막대세포원뿔세포가 평생 분열하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할 때 새로 발생하는 세포에 대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유전성 망막질환의 치료를 위한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녹내장이나 황반변성과 같은 다른 안질환과 달리, 유전성 망막질환은 단 하나의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매우 활발한 연구가 가능하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연구에서 3가지 유전자 치료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 벡터의 전달

Luxturna 치료제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 벡터링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결함이 생긴 유전자에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능을 나타낸다.

Luxturna 치료제는 망막 하부 공간에 투여되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모든 세포에 접근할 수 있게 하여 정상 RPE65 유전자가 핵 속에서 적절하게 발현되도록 한다.

현재 연구 중인 유전자 치료법의 대부분은 이러한 기술을 사용한다. 눈의 면역 특권은 벡터가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고 체내 면역 시스템이 그에 반응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AAV 벡터의 가장 큰 단점은 운반 가능한 DNA의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것이다.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

CRISPR는 ‘clustered regular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이다. CRISPR-Cas9은 특정 유전자에 생긴 결함을 표적으로 삼아 이를 제거하고 적절한 유전자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기술이다.

RNA의 scaffold는 DNA의 표적 위치에 정확히 상보적으로 결합하고, 미리 만들어진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Cas9 단백질이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에 올 수 있도록 ‘안내(guide)'한다. Cas9 단백질은 외부의 DNA를 절단하는 효소이며, RNA의 ‘안내(guide)' 메커니즘을 통해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절단할 수 있다.

이러한 DNA 교정 메커니즘을 통해 표적 세포의 유전체에서 하나 이상의 유전자를 교체할 수 있다. 다른 유전자 편집 기술에 비해 CRISPR는 표적 DNA를 효소로 안내하는 RNA 가닥이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은 매우 정확하다.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이러한 기술에 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 기술

줄기세포 치료 기술은 살아있는 세포를 통해 치료를 위한 유전자를 체내로 전달하여 유전적 결함이나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조직을 교정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림프구, 섬유아세포의 줄기세포 또는 배아줄기세포를 체내에서 추출하여 실험실 환경에서 해당 세포의 유전자 변형을 진행한다. 그 후 이 세포들이 적절한 단백질 또는 주화성인자(chemotactic factor)를 생산하는지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친 후 환자의 체내로 다시 투여된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치료 유전자를 추가하는 것은 유전자 치료 과정의 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연구진은 표적 유전자를 가지고 충분한 양의 치료 물질을 생산하는 세포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식형 황반변성, 망막색소변성증(RP), 범맥락막위축스타가르트병 등에 대한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를 통한 미래

전 세계 여러 연구기관에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유전성 안질환의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불과 몇 년 후에는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범맥락막위축의 유전자 치료법

범맥락막위축은 미국에서 약 5만 명의 환자(대부분 남성)가 존재하는 모계 유전형 질환이다. 유아기에 발병하여 진행성 시력 상실로 이어지며, 특히 야간 또는 빛이 적을 때의 시력에 영향을 미친다. 이 질병은 CHM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는 REP-1(RAB escort protein-1)이 없어서 발생하며, 해당 단백질은 광수용체에서 노폐물을 제거하여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영국에서 이 질병에 대해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임상 1/2상 시험에서는 참가자의 90%에서 시력이 유지 혹은 향상되었다. 이 치료 기술은 AAV를 사용하여 CHM 유전자의 건강한 사본을 문제가 발생한 세포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망막색소변성증

망막색소변성증(RP)은 관여하는 유전자가 70개 이상 알려져 있고 수많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는 복잡한 질병이다. RP 환자의 약 2%가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CA) 치료제인 Luxturna의 타겟 유전자 RPE65에 결함을 가진다. Spark 제약사의 임상 1/2상 연구는 소수 실험 참가자의 시력이 향상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프랑스의 Horama 사는 PDE6B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RP 환자들을 대상으로 AAV2 치료 기술을 사용하여 임상 1/2상 시험을 시작했다. 3년 동안 진행되는 이 시험은 총 12명의 환자를 등록한다. 이 환자들은 두 개의 대립 유전자 모두에 영향이 발생한 상염색체 열성 형태의 RP를 앓고 있다.

관련 제약사는 임상 1상에서 상염색체 열성 RP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이 임상에서도 AAV2 기술을 사용한 치료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망막색소상피세포로 MERTK 유전자의 정상 사본을 전달하여 돌연변이를 교정한다.

Allergan 사는 Gensight 사와 함께 GS030 치료 기술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이는 빛 감지(light-sensing)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법을 삽입하여 시각 자극을 향상시키는 광유전학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망막색소변성증(RP)에 의해 시각을 상실한 환자들의 시력을 회복하도록 설계되었고, 다른 망막 질환 - 어셔 증후군, 스타가르트병 및 건식형 노인성 황반변성(AMD) - 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Berkley의 과학자들은 간단한 AAV 기술을 사용하여 쥐의 신경절 세포 게놈에 녹색 옵신 광색소를 삽입했다. 전체적으로 신경절 세포의 90%가 녹색 빛에 민감해졌다. 이후 쥐는 움직임을 감지하고 1,000배 범위의 밝기 변화를 보며 심지어 아이패드의 글자를 사람과 동일한 정도로 볼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몇 년 안에 인간에게 망막 변성 발생 후 글을 읽고 영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타가르트병

lipofuscin 축적 및 황반의 위축을 특징으로 가지는 가장 흔한 황반 이영양증은 상염색체 열성 스타가르트병이다. 현재 임상 시험은 쥐 모델에서 렌티 바이러스 벡터를 망막 하부에 주사하여 정상 ABCA4 유전자를 발현하도록 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동물 모델에서 lipofuscin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해당 임상 실험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

Sanofi 사는 황반 세포에 교정된 유전자를 재공급하기 위해 렌티 바이러스를 사용하여 임상 2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스타가르트병의 전임상 모델에서, 단일 투여가 6개월간의 연구 기간 전체에서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베스트병

vitelliform 이영양증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베스트병은 BEST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종종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나타난다. BEST1 유전자는 망막색소상피세포의 일부와 관련된 막 관통 단백질의 생성을 담당한다. 베스트병에서 망막색소상피(RPE)는 광수용체와의 연결을 해제하며, BEST1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망막의 분리 및 광수용체 세포의 퇴화를 야기한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베스트병의 개 모델에서 유전자 치료 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용한 이후, 이에 대한 인간의 시험이 2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 실험 모델의 눈에 치료제를 투여한 4주 후 베스트병의 증상 완화를 처음으로 관찰할 수 있었으며, 치료된 개의 눈은 최대 5년까지 질병이 없었다. 이때 사람의 BEST1 유전자이든 개의 유전자이든 관계없이, 이 유전자 치료 기술은 개에게 효과적이었다. 여기에는 AAV 벡터 치료 기술을 사용했다.

습식형 황반변성

습식형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는 유전자 치료 기술을 통해 더이상 매달 anti-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치료제를 투여받지 않아도 된다. 기초 과학 연구소(IBS) 내 게놈 공학 센터의 과학자들은 살아있는 쥐의 망막을 지지하는 조직층에서 CRISPR-Cas9을 사용하여 '유전자 교체'를 수행하였음을 보고했다. VEGF 유전자 자체를 교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anti-VEGF 주사보다 더 장기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습식형 노인성 황반변성의 특징은 망막 아래에 피가 새어 나오는 혈관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맥락막 혈관 신생(choroidal neovascularization, CNV)이라고 하며, 시력을 담당하는 광수용체 세포를 파괴한다. 과학자들은 CRISPR-Cas9을 사용하여 VEGF 유전자를 비활성화함으로써 맥락막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임상 1상 시험에서, Retinostat이라는 유전자 치료 기술의 망막 하부 주사가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 유전자는 AAV 벡터 기술을 통해 주사를 맞은 후 1년 이상 적절한 단백질을 계속해서 생산해낸다.

주사 없는 치료

현재 혹은 미래의 유전자 치료제가 주사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체내로 전달될 수 있다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매우 기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점안제의 형태로 투여할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투여된 대부분의 유전자 치료제가 눈물에 의해 희석되거나 헹궈져서 제거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각막 상피에서도 안약과 같은 거대한 친수성 분자를 투과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다. 점안약을 통해 anti-VEGF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현재 가능하다. 영국 버밍엄 대학교는 미국 Macregen 사와 제휴하여 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Penetratin이라는 분자는 각막에 침투하여 망막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오늘날 Optometry의 역할

시력 전문의(OD)의 역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속화되어 왔다. 시력 전문의의 환자 치료 방식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는 최소한 유전자 발현 검사항목의 조합인 프로파일링을 받아야 하며, 승인된 FDA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가 승인되지 않은 질환 환자는 진행 중인 연구에 참여 자격이 있을 수 있다.

시력 전문의는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희망이 있음을 설명하고 기본적인 유전 상담을 제공한다. 노인성 황반변성, 녹내장과 같은 질병에 대해 더 많은 주류 유전자 치료법이 이용 가능해짐에 따라, 안질환 치료의 대표적인 치료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optometrytimes.com/retina/gene-therapy-future-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