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환자가 가지는 칼슘 채널에 대한 자가항체가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실험 쥐의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에 대한 자가항체의 독성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루게릭병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표적을 제시한다.

제2형 당뇨병은 췌장 세포의 인슐린 생산 부족 또는 인슐린 저항성(세포가 인슐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함)으로 인해 혈중 포도당 수치가 매우 높아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루게릭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다발성 경화증을 포함한 여러 퇴행성 신경 질환은 제2형 당뇨병의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련성에 대한 근본적인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비슷하게, 루게릭병의 발병 기전도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세포와 분자를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하는 비정상적 면역 반응으로 인해 자가항체가 생산되어서 질환이 발생한다고 여겨진다.

이전 연구 결과, 루게릭병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자가항체가 쥐의 운동 신경세포에서 칼슘 채널의 비정상적 기능과 칼슘 농도 증가를 야기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칼슘-의존적 손상을 일으키는데, 여기에는 미토콘드리아의 손상과 세포 사멸이 포함된다.

Karolinska Institutet의 센터장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Berggren 박사는 “흥미롭게도, 췌장 베타 세포와 신경세포는 유사한 종류의 칼슘 채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생존과 사멸, 정상 기능과 기능 이상에 대한 일련의 (칼슘-의존적) 생리적, 병리적 메커니즘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유사성은 루게릭병 환자의 자가항체가 신경세포 뿐만 아니라 췌장 베타 세포의 칼슘 채널을 외부 물질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는 베타 세포에서 유사한 칼슘-연관 손상을 야기하고, 결국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것을 밝히기 위해, Karolinska Institutet 연구팀은 한국, 중국, 미국, 영국의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실험실에서 배양된 쥐의 췌장 베타 세포를 제2형 당뇨병을 가진 루게릭병 환자 12명의 피에 노출시키는 것의 효과를 평가하였다.

그리고 해당 결과를 루게릭병 환자 8명, 제2형 당뇨병 환자 8명, 건강한 사람 12명에서와 비교하였다.

그 결과, 4개의 그룹 중에서 루게릭병과 제2형 당뇨병을 모두 앓고 있는 환자의 혈액이 베타 세포에서 가장 큰 칼슘 반응을 유발했다. 또한, 나머지 3개 그룹 사이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추가 분석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을 가진 루게릭병 환자 혈액의 60%가 자가항체로 인한 베타 세포의 강력한 칼슘 반응을 일으켰다고 밝혀졌다.

또한, 연구팀은 자가항체가 칼슘 채널에 결합함으로써 채널의 과도한 활성을 유발하여, 이것이 칼슘 농도 증가 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 손상, 인슐린 생산 이상, 베타 세포 사멸을 야기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는 제2형 당뇨병을 가진 루게릭병 환자의 자가항체가 관련 칼슘 채널에 결합하고 조절하여, 두 질환의 연결 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서, Karolinska Institutet의 조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Yang 박사는 “항체로 인해 변화된 면역 반응이 당뇨병의 발병에 중요한 질환 유발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루게릭병과 제2형 당뇨병을 모두 가진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면역치료제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루게릭병 환자의 일부에서만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하는 정확한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연구자들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그와 관련된 자가항체의 생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Berggren 박사는 “루게릭병과 제2형 당뇨병을 모두 가진 환자에서 발견된 병원성 메커니즘이 당뇨병과 관련된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일반화 될 수 있는지는 향후 연구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ALS N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