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은 실명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나노입자 전달 방식의 유전자 치료법이 쥐 실험 결과 성공적이었다고 보고하였다. 이 실험은 특별히 조작된 고분자 안에 치료용 DNA을 압축하여 넣은 후, 이를 망막 세포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7월 3일자로 게재된 이 연구 결과는, 습식형 황반변성과 기타 유전성 망막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나노입자 전달 유전자 치료기술’의 잠재적 가치를 증명한다. 습식형 황반변성은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함으로써, 눈의 뒷부분에 있는 망막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대부분의 유전자 치료기술은 세포 내부로 유전 물질을 전달하기 위해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서 반복 투여가 힘들고, 또한 안구 질환 유전자 치료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바이러스 벡터는 전달해야 하는 유전자의 크기가 클 경우 이를 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안과 교수인 Campochiaro 박사는 “가장 흔히 발생하는 몇몇 유전성 망막 질환의 발병 원인은 사이즈가 큰 유전자의 변이 때문인데, 최근 주로 사용하는 바이러스 벡터는 크기가 큰 유전자를 담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다. 해당 물질은 긴 DNA를 감싸고 압축하여 세포에 들어갈 수 있을만큼 작은 크기의 나노 입자로 만든다. 관련 기술은 망막 세포들이 마치 질환의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작은 공장'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한편, 이러한 나노 입자가 표적 세포 안으로 도달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형광 단백질 유전자를 나노 입자에 탑재하여 세포 안에서 야광봉같이 빛을 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발광 분자를 통해 연구자들은 나노 입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유전자 발현의 위치와 양, 그리고 지속 기간을 결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나노입자 치료 후 무려 8개월이 지나서도 실험 쥐의 안구에 있는 대부분의 빛 감지 세포가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나노 입자가 발광 유전자를 세포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하게, 다음 실험에서 연구진은 황반변성과 생물학적으로 관련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유전자’로 가득 채운 나노 입자를 주입하였다. VEGF는 습식형 황반변성의 원인이 되는 혈관의 비정상적 성장을 야기하는 유전자이다.

연구자들은 30마리 쥐의 눈에 VEGF 유전자를 전달하는 나노 입자를 주입하였고, 이것이 망막에 미치는 효과를 각각 1개월, 2개월, 5개월 후에 측정하였다. 주입 후 1달이 지났을 때, 모든 쥐의 망막 하부층에서 마치 습식형 황반변성의 환자의 그것처럼 기형적인 혈관이 만들어진 것이 발견되었다. 비정상적 혈관은 2개월 후와 5개월 후에 더욱 많이 발견되었고, 치료를 받지 않은 만성 습식형 황반변성 환자에서 관찰되는 증상과 비슷하게 망막 하부층에서 흉터가 관찰되었다.

Campochiaro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나노 입자에 의해 운반된 유전자가 세포 안에서 수개월동안 활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나노 입자가 황반변성 치료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인간의 습식형 황반변성과 비슷한 형태의 황반변성을 가지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쥐를 사용하였다. 연구자들은 나노 입자에 VEGF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를 담았다.

오늘날의 의료진은 습식형 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VEGF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주사하는데, 이는 혈관의 비정상적인 성장과 혈액 유출을 조절하는 것을 돕는다. 하지만 이 과정은 빈번하게 반복되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항-VEGF 단백질 유전자를 담은 나노 입자를 주입한 후 3주가 지났을 때, 치료받은 쥐는 치료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하여 비정상적인 혈관이 60% 감소하였다. 효과는 35일 후에도 지속되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의생명공학과 교수인 Green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유망하다. 이것은 안구가 스스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하는 비(非)바이러스성 치료 기술로, 퇴행성 안질환과 가장 많이 연관되어 있는 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하였다.

160만 명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황반변성 환자들은 4~6주마다 한번씩 눈에 치료제를 주입받고 있다. 유전자 치료 기술은 초기의 몇 번의 치료만으로 더 이상의 시력 저하를 막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유전성 실명 질환도, 유전자 변이로 인해 기능이 상실된 유전자 대신에 정상적인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phys.org/news/2020-07-scientists-nanoparticle-delivered-gene-therapy-inhibi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