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안구 이식을 성공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예를 들어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작은 개의 눈을 쥐의 허벅지에, 쥐의 눈을 다른 쥐의 목에도 이식해보고, 양의 눈을 뽑아서 다른 양의 눈에서 심어보는 실험을 했다.
그러나 안구를 통째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식하는 일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는 눈의 복잡한 구조 - 즉 근육, 혈관, 그리고 뇌에 연결된 신경 구조 - 로 말미암아 과거의 실험들은 모두가 실패로 끝났었다.
최근 피츠버그 대학 이식 전문 외과 의사들은 이러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여 왔고, 아마도 십 년 후가 되면 안구를 기증받아 눈이 손상되어 시력을 잃은 환자들의 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츠버그 메디칼 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Kia Washington 박사는 "우리는 십 년 내에 인간의 안구 이식이 가능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하면서, "아직도 이러한 시도가 다양한 이유로 말미암아 매우 회의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인간이 달을 향해 로켓을 쏘아 올리는 일과 같다."고 주장했다.
당시 달에 로켓을 쏘아 올린 일은 미국 국방성의 주요 관심사였던 것처럼, 이번 연구 역시 미국 국방성이 연구 기금을 대부분 지원하고 있다. 전쟁 중에 안구 외상을 당하는 군인의 숫자가 전체 외상 환자의 4번째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에는 군인과 일반인을 합쳐서 약 백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시력을 손상당한 채 살고 있다. 만일 기증된 안구가 있다면 언젠가는 다른 장기 이식처럼 이들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에 안구 이식을 최초로 시도한 보고서는 19세기 쯤이며, 특히 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977년 미국 국립 안과 연구소 타스크 포스 팀들이, 집중적인 시험실 연구를 통한 결과로서, 전면적인 안구 이식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었다. 이 같은 연구 시도는 근본적으로 면역 거부반응, 부적절한 혈류, 비정상적인 신경 기능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안구를 이식한 눈으로 사물을 보기 위해서는 시신경들이 뇌와 연결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는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에 속한다. 시신경은 뇌와 척추처럼 중추 신경의 일부 구조에 해당한다. 반면에 손가락이나 두피에 있는 다른 인체의 신경들은 외상에도 살아나며 쉽게 재생되지만, 중추 신경 구조는 이 같은 회복력이 없다.
그러나 피츠버그 연구팀들은 시신경 다발을 해체하는 작업을 시작한 바 있었고, 이러한 세포들이 외부에서도 살아남게 하는 데 성공한 바 있어, 이들을 이식한 동물에서 재성장 되도록 유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인류는 지난 십 년 동안 면역 반응 억제제 같은 약물 개발과 미세 외과 수술의 기술에서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 Washington 박사는 이러한 결과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안구 이식이 앞으로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10-20년 전에는 사람의 손을 이식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있었지만, 간단히 말해서, 당시에 지금 같은 기술이 없었다."라고 말하면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현재의 회의론자들 역시 안구 이식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연구팀들은 지난달 쥐의 눈을 다른 쥐에 이식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학술 보고를 발표했다. 이식한 눈은 건강했고 약 2년 동안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였다. 미국 국방성의 연구 지원에 힘입어, 다음 단계는 시각을 회복하기 위하여 신경을 재생시키는 일이며 쥐, 척추동물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전시킬 예정이다.
"안구 전체를 성공적으로 이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쥐와 같은 동물 모델을 사용하여 복잡한 첨단 기술들이 응용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분야에서 오늘날 과학계는 엄청난 진전이 이루어졌다."라고 Nickells 박사는 말한다.
그는 현재 미국 Wisconsin 대학 안과 의사로, 시과학자인 Washington 박사와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이번에 시신경 문제를 성공시킨 까닭으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안구 이식을 성공시키는 의사가 있다면 그는 Washington 박사일 것이다"라고 확신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안구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교하고 세밀한 시신경에 있으며 첫 번째 장벽은 바로 신경이 죽지 않고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안구는 인체에서 추출하자마자 모든 시신경이 죽어버린다고 보아야 한다."고 Nickells 박사는 말한다.
그는 쥐 실험에서 세포 죽음을 관장하는 주요 인자로서 BAX 유전자에 초점을 맞추었다. 2010년 그는 관련 유전자를 없애면 쥐의 시신경이 손상을 받아도 죽지 않고 수년 동안이나 살아남는 것을 발견하였다. 반면에 정상적인 쥐의 경우는 3주를 넘기지 못하고 모든 시신경 세포는 죽어버린다.
이후로 Nickells 연구원은 BAX 유전자를 포함하여 다른 유전자들이 신경세포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진행하여 왔다. 앞으로 이들은 BAX 유전자를 차단하는 후보 약물을 찾아낼 계획이며, 이를 통하여 타인에게 이식하기 전까지 기증된 안구를 온전하게 보전하는 해결책을 찾고 있다.
두 번째 장벽은 세포가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한 후에도 시신경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기증된 안구의 신경들은 수혜자의 신경 다발들과 손쉽게 연결시킬 수 없다. 그 대신에 기증 안구의 신경들이 충분히 자라나서 뇌의 부분까지 새롭게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신경세포들은 성장 능력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하버드 메디칼 센터의 Zhigang 신경학 교수는 "우리는 노쇠한 신경을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성체 신경세포들은 성장 능력이 없다. 어쨌든 우리는 이들은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그의 연구팀들은 쥐 실험에서 신약 칵테일(혼합물)을 사용하여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관련 약물은 종양 발생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경로를 차단하고 시신경이 성장하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이 뇌의 바깥 부분에서 안구의 신경 줄기를 절단했을 때, 시신경들이 자라나서 다시 연결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이때 소요되는 시간은 약 28일 걸렸다.
그러나 쥐들은 과연 다시 볼 수 있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약 8주 후에 쥐를 흑백의 굵은 선이 칠해진 회전 드럼통에 집어넣고 시험을 하였다. 정상적인 쥐는 드럼통이 서서히 회전하면 머리가 선을 따라 보기 위해 움직인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는 신경이 재생된 쥐는 꼼짝도 하지 않았으며 결론적으로 시각을 회복하는 데 실패하였다.
연구자들은 새롭게 자라난 시신경들이 중요한 부분에서 정상적인 신경세포와 달랐기 때문에 시력 회복에 실패하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신경에는 절연체가 부족하여 눈에서 전달되는 시각의 전기 신호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분산되어 강도가 약해지는 것이다.
유사한 현상이 다발성 신경병증 환자들의 신경에서도 관찰되는데, 이와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그래서 이들 실험 쥐에게는 다발성 신경 병증의 치료약 4-AP가 투여되었고, 3시간 후에 다시 시각을 테스트 하였다. 그러자 치료받은 쥐들이 회전하는 드럼통의 방향에 따라 갑자기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눈이 멀었던 쥐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같이 놀라운 연구 업적들은 앞으로 십 년 안에 인간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라고 스탠퍼드 대학 신경학 및 안과 교수인 앤드류 휴버만 박사는 말하면서, 앞으로 생의학 기술에 좀 더 새로운 도구들이 융합된다면 이는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망하였다.
Huberman 박사는 "최근 사망한 사람으로부터 안구를 채취하여 다른 사람의 눈에 이식하면, 우리는 그가 즉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나는 장차 기증자의 눈과 신경 줄기세포를 결합시키는 다시 말해서 생물학과 공학이 연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일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기증자의 눈에 새로운 망막을 자라나게 할 수 있다면 그 같은 신선한 망막의 신경들이 뇌와 연결되는 과업을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그는 말한다.
아무튼 접근 방식과는 상관없이 많은 도전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Nickells 연구소는 시신경을 망가뜨린 쥐의 모델을 사용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신경이 절단되었을 때와 동일한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원들은 쥐의 시신경을 최대 1센티미터 까지 재성장 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 정도의 거리는 사람의 눈과 뇌까지의 길이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있다.
Washington 박사의 다음 단계의 연구는 쥐와 영장류에 있어서 비수술 방식으로 기증 안구의 거부반응을 모니터링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이식된 장기의 거부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은 눈의 절편을 잘라서 관찰하는 일인데, 비수술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거부반응이 확인되면 연구자들은 다양한 면역 억제 약물을 투여하여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Washington 박사의 예상으로는, 안구 이식의 첫 번째 수혜자는 안면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실명을 하였고, 앞으로도 면역 억제제를 계속해서 투여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안구 이식으로 인한 위험성이 기대되는 혜택보다 적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해결되어야 할 장벽이 아직 남아 있지만, 연구자들은 안구 이식이 눈의 부상으로 시각을 잃어버린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 기술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외상의 특정 조건에 따라, 이식은 일련의 기술을 통해 눈의 형태와 기능을 동시에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s://www.pbs.org/newshour/health/researchers-human-eye-transplant-dec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