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는 우리 몸에서 필요한 생체 단백질을 만드는 레시피(요리책)와 같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은 유전자 정보를 "읽어서" 건강과 세포 기능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만일 유전자에 잘못이 있으면 - 마치 문장에 철자 오류와 같은 - 단백질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이러한 이유로 망막에 있는 세포들은 죽거나 시각을 잃게 된다.

이러한 철자 오류를 유전자 변이라고 부르는데 레시피에서 발견되는 오류와 같으며 어떤 유전자 변이는 다른 변이보다 매우 치명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케이크를 만드는 데 요리법에 잘못이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설탕을 반 컵 넣어야 하는데 1/4 컵으로 잘못 기재되었다. 물론 이때 만들어진 케이크는 맛이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먹을 만은 할 것이다.

그러나 밀가루 넣는 것을 빼먹은 레시피가 있다면, 케이크 만드는 것은 완전히 실패할 것이며 먹을 수조차 없을 것이다.

같은 이치가 유전성 망막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에도 적용된다. 어떤 유전자 변이는 치명적인 시각 손상을 유발하며, 반면에 다른 유전자는 덜 심각해서 진행 정도도 느릴 수 있다.

그래서 의사나 연구자들은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RP)  환자들의 경우, 어떤 유전자가 손상되었는지 뿐만 아니라, 이 유전자 변이가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유전자를 분석하는 일은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장차 유전자 치료 임상에도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 시청각 병원의 Comander 박사는 올 9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RD 2016 학술 세미나에서 그동안 RP를 일으키는 RHO 유전자에서 190종류의 변이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 바 있었다. 관련 세미나는 퇴행성 망막 질환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례 학술회의로서 국제적으로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다.

RHO 유전자는 매우 중요한 유전자이다. 그 이유는 이것이 어둠 속에서 빛을 인지하는 막대세포가 빛을 흡수하게 만드는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RHO 유전자에 변이가 오면 우성형 RP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참고로 국제적으로 약 100,000명의 RHO 연관 RP 환자들이 존재한다. Comander 박사는 유전자 변이들 알고 있다는 것은 환자에게나 가족들에게 시각 손상의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Comander  박사는 "비록 동일한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 중에서도 많은 다양성이 나타나지만, RHO 변이 유전자는 비교적 가벼운 형태의 RP에 속한다."고 말하면서,

"RHO 유전자의 심각성에 대한 통계적 분포에 따르면, E150K (유전자 내부의 아미노산 위치)의 변이는 비교적 경증의 RP가, P23H 위치의 유전자 변이 보통, P347L 위치의 유전자 변이 같은 경우는 아주 치명적인 RP가 발병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유전자 변이에 대한 정보는 장차 유전자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Comander  박사는 "RHO에서 어떤 변이는 때때로 유전자 분석 연구자에게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일부 RHO의 변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서 진짜 RP를 일으키는 변이는 다른 유전자에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RP 환자들이 유전자 검사를 받고 싶다면, 반드시 망막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어왔던 경험 있는 연구자로서, 어떤 유전자 변이가 진짜 중요한지를 밝힐 수 있는 역량 있는 연구소를 이용하여야 한다. 장차 유전자와 관련된 치료를 받기 위해서도 정확한 진단은 필수적이다."

RP 환자가 자기의 유전자 변이를 아는 것은 앞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RP 치료 기술에 어떤 임상이 본인에게 적합한지를 결정하는 데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Shire 생명 공학사는 SHP 630로 알려진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데 관련 약물은 RHO에서 P23H, T17M, R135W 위치의 변이로 "단백질 접힘 이상"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이 약물은 잘못 접힌 RHO 단백질을 안정화 시킴으로써, 광수용체 기능을 회복 RP를 치료할 수 있다.

(번역자 주 :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일정한 모양으로 접혀야(Folding)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잘못 접히는 단백질 Mis-folded의 경우에도 RP를 일으킬 수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Zack 교수는 CRISPR/Cas 9이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여 RHO P23H 와 T4R 위치의 변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치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환자의 변이 유전자를 잘라내고 다시 붙이는 기술이다.

또한 메사추세츠 시청각 병원의 Liu 박사는 RHO 유전자의 P23H 변이로 인한 RP를 CRISPR 기술을 사용하여 치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국 Spark 제약사와 플로리다 대학 연구자들은, RHO 유전자의 변이된 쪽의 유전자를 폐쇄시키고 동시에 건강한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RP를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 방식은 RHO의 다양한 변이와는 무관하게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Comander  박사는 "이러한 전략들을 비교적 젊은 세대의 RP 환자나 비교적 완만한 진행성을 보이는 RP 환자들의 막대세포를 구하는 방식으로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본인의 유전자 변이를 성공적으로 밝혀낸 환자들은 앞으로 이러한 치료 전략에 따른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게 된다."고 말하면서,

"이처럼 RHO 유전자 변이로 인한 RP 환자들은 앞으로 잠재적 치료 기술이 다양하게 개발되는 시점이라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출처: https://www.fightingblindness.org/research/to-treat-an-inherited-retinal-disease-it-s-good-to-know-exactly-what-s-wrong-with-the-gene-5045